벤처캐피털 실적 급성장…우리기술·알바트로스·대성창투 고공행진

우리기술투자 영업이익 21배 상승
창투사 197개사 급증...32개사 늘어
스타트업 2438개사 신규 투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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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붐이 일면서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성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에만 두나무·리디·컬리 등 7개 기업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반열에 오르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VC도 높은 평가수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우리기술투자는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투자로 '잭팟'을 터뜨리며 영업이익이 21배 넘게 증가했다.

◇상장사 대다수 영업익↑…우리기술투자 21배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증시에 상장한 VC 16개사(12월 결산 기업·별도 기준) 중 14개사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가장 좋은 실적을 낸 VC는 우리기술투자였다. 우리기술투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935억700만원으로 전년(359억2500만원) 대비 21배 수직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린 두나무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우리기술투자가 지난해 두나무 투자로 얻은 평가이익은 8094억9600만원으로 전년(406억9500만원) 보다 약 18배 뛰었다. 우리기술투자의 두나무 지분율은 7.4%며, 지분 취득 금액이 56억43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말 그대로 '초대박'을 친 셈이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746%)·대성창업투자(572%)·에이티넘인베스트(384%) 등도 고공행진을 벌였다. 대성창업투자는 두나무를 비롯해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리디, 크래프톤 등에서 투자 성과를 냈다. 대성창업투자는 지난해 투자조합수익으로만 전년 대비 146% 증가한 198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 역시 두나무·리디·직방 등에 투자해 높은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아주IB투자(158%)와 미래에셋벤처투자(125%)도 영업이익이 100% 넘게 늘었다. 아주IB투자는 지난 2017년 투자한 '야놀자' 회수이익과 평가이익을 누렸다. '유니콘 기업'에 오른 야놀자는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아주IB투자는 야놀자 일부 지분을 지난해 7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에 매각했다. 또 지난해 국내에서 9개사(크래프톤·트윔 등) 해외에서 2개사(랠리바이오, 실리오) 기업공개(IPO) 실적을 냈다.

다올인베스트먼트(88%)·스톤브릿지벤처스(87%)·컴퍼니케이파트너스(66%)·나우IB(62%)·SBI인베스트먼트(60%) 등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다올인베스트먼트은 지난해 투자조합수익으로 378억4900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0% 늘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 실적은 투자조합성과보수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성과보수는 140억8500만원으로, 전년(47억3100만원)보다 세 배 늘었다. 스톤브릿지벤처스는 미래창조네이버-스톤브릿지초기기업투자조합 등 다수 펀드에서 수취해 성과보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엠벤처투자는 지난해 15억1900만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창투사 늘어나고 투자도 '활활'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투자회사는 197개사로 전년(165개사)보다 32개사가 늘었다. 지난해 신규 등록한 창투사는 38개사다. 5개사였던 2017년에 비해 8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21개)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늘어난 만큼 제2 벤처 붐을 타고 벤처 투자에 불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신규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총 2438개사로 전년(2130개사) 대비 14%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신규 집행된 벤처투자액 역시 7조6802억원으로 전년(4조3045억원)보다 78% 증가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비중이 31.6%로 가장 높았으며 바이오·의료(21.8%), 유통·서비스(18.9%) 등에서도 신규 투자가 활발히 이뤄졌다.

벤처 투자 열풍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매월 1조원 뭉칫돈이 벤처·스타트업 업계로 모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유치 금액은 약 3조1418억원이다. 이는 창투사 등 투자 주체를 따지지 않고 집계한 결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1조1812억원) 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1000억원 이상 초대형 투자유치가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1분기 1000억 이상 투자를 받은 곳은 2곳이었으나 올해는 10곳으로 늘어났다.

VC업계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에 등극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벤처·스타트업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며 “투자 열기가 식지 않도록 창업 분야 과감한 규제 개혁과 민간 중심 투자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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