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중첩' 한국경제…한은, 기준금리 인상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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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재 없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방향키를 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2주 안에 새 총재가 취임할 가능성이 희박해 당장 4월 14일 직무대행 체제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해야 하는 처지다.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금융센터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봤다. 이어 원자재가격·물가 급등, 통화정책 정상화 스트레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급등),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신종 변이 확산을 금융시장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번 전쟁 여파로 유가와 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이 급격히 오르고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일부 국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제기된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 속 고물가'를 뜻하는 슬로플레이션(slowflation)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 슬로플레이션 가능성 점증' 보고서에서 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이 위축되고, 원자재 가격 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수출 경기가 하강하고,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면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슬로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선 차기 금통위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상뿐 아니라 한은이 올해 최대 3차례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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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는 3가지 리스크를 언급하며 현재를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월 IMF 보고서에서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코로나19에 따른 중국 등 다른 나라 경기 둔화 리스크가 있으면 정책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제안이 있었는데 3가지 리스크가 모두 실현됐다”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2월까지 (금리) 결정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란 가정하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금통위원, 한은 전문가들과 얘기를 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금리인상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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