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등직업교육 부활은 청년 희망 불씨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오른 비결 중 하나는 수준 높은 중등직업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증등직업교육은 1970년대 국가발전과 학생의 희망성장 경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국가의 장기 직업교육 정책 수립과 다양한 지원이 이뤄졌다. 고교 다양화와 특성화 정책에 힘입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가 뿌리를 내렸고 선취업 후진학 등 원하면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또 역량있는 학생을 함께 양성하고 채용했던 기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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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고졸 취업신화를 이끌었던 중등직업교육이 위기에 처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일반고 선호 심화로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지고 직업계고 진학 후에도 대학 진학을 우선함에 따라 취업률은 참담할 정도로 하락하고 있다. 소질과 적성이 아닌 성적순의 신입생 충원으로 낙인효과가 발생하는 등 직업계고는 경쟁력을 상실했다.

따라서 새로 출범하는 정부는 중등직업교육의 근본적인 성찰과 획기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중등직업교육의 성공을 위한 간절한 마음을 담아 정부, 기업, 학교, 학생에 당부하고자 한다.

우선 정부는 중등직업교육 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차별화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직업계고의 목적은 '취업이 먼저다'라는 인식을 갖고 힘을 실어야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로 이관한 중등직업교육은 중앙정부로 환원하고 중앙정부차원의 정책을 마련하고 추진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각 기관으로 분산된 사업을 통합운영하고 시스템측면에서 제고하고 지원관리해야 한다. 중앙정부가 주는 정확한 메시지가 가장 중요하다.

기업은 직업계고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학교와 연계해 학생을 가르치고 채용해야 한다. 지금도 많은 기업이 학교와 연계해 직업계고 학생을 육성하고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처럼 마이스터고 학생을 채용하다 중단한 기업도 있다. 물론 학생이 능력 있어야 뽑는 것이지 능력이 없는데 기업이 리스크를 떠안고 뽑을 이유는 없다. 이같은 리스크가 있다면 기업은 학교와 함께 회사에 필요한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인재를 발굴하며 양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직업계고 졸업생을 인정하고 양성하는 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국가는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또 학교와 학생은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직업계고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책무는 학교와 학생의 몫이다. 학생에게는 저마다의 능력이 있다. 그 능력이 나중에 발현되기도 한다. 학생은 목표의식을 갖고 자신의 소질을 개발해야 한다. 또 학교는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교육을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학교가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학부모와 학생의 인식도 바뀌어 직업계고로 진학하는 학생이 늘어날 것이다. 진로가 분명하고 자기가 가고 싶은 학과와 학교가 있다면 주저없이 직업계고를 선택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직업계고 재도약 정책이 마련되고 추진되기를 바란다. 직업계고의 재도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직업계고만 나와도 계속 성장하고 만족한 세상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원하면 취업 후 진학도 돼 공부와 일을 병행할 수 있다. 미래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분야에도 직업계고 출신의 역할이 필요하다. 믿음을 주자. 직업계고 살리기는 청년에게 기회마련에 필수이다. 이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어야 하고 모두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직업계고가 다시 아이들과 이 사회에 희망의 사다리가 되기를 희망한다.

현수 직업교육정책연구소장 hih788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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