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해외 무대서 '추락'...해외 리스사업 '속빈 강정'

해외 리스법인 '마이너스 성장'
獨 얼라인, 부진 이어져 적자 눈앞
中 bhl, 자본잠식까지 우려
전체 실적에 영향…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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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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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해외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외 자산이 110조원까지 확대됐지만, 정작 해외시장에서 실적은 추락했다.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새 먹거리로 야심 차게 진출한 해외 리스 사업은 마이너스 성장으로 낙제 수준이다. 해외로 보폭을 넓히려던 전체 사업에 변경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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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운영 중인 해외 법인 중 독일 '얼라인(옛 식스트리싱)', 중국 '북경기차 현대 리싱(BHL)' 사업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중이다.

두 곳 모두 리스 금융만을 취급하는 리스 전문 법인이다. 얼라인은 적자를 눈앞에 뒀고, BHL은 손실이 점차 확대하면서 자본잠식까지 우려되고 있다.

얼라인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업이익(세전)이 500만유로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이 인수하기 직전인 2019년 기준 영업이익(세전) 4150만유로와 비교하면 9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얼라인 모회사인 식스트는 유럽 4위, 독일 1위 규모 렌터카 회사로 유럽 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얼라인을 통해 유럽에서 현대·기아차 판매와 연계한 자동차 금융 영업 강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얼라인 영업이익(세전이익)은 지난해 2000만유로를 기록하는 등 매년 쪼그라들어 체면을 구겼다.

반면에 현대·기아차 유럽 내 입지는 커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현대·기아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35.8% 증가한 8만4789대로 집계됐다. 시장점유율만 볼 때 폭스바겐, 스텔란티스에 이은 3위다. 르노그룹은 4위를 기록했다.

중국 내 리스 사업도 내리막이다. 현대캐피탈은 2019년 북경기차투자유한공사(북경기차)와 리스금융 만을 전문으로 하는 합작 금융사 BHL을 설립했다. 중국 시장 내 현대차 판매 부진 만회를 위함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중국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7%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현대차가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최근 충칭공장 가동 중단까지 선언한 상황이다. 이에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동차 리스를 선택한 것이다. 리서치인차이나에 따르면 중국 내 자동차 리스 산업은 2019년 1073억위안에서 2026년 3960억위안으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 중국 리스 법인인 BHL 지난해 9월 기준 영업이익(세전이익)은 2300만위안 손실을 기록했다. BHL 영업이익(세전이익)은 △2019년 -400만위안 △2020년 -1700만위안 등으로 적자 폭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BHL 자본잠식까지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나머지 해외법인 실적도 신통치 않다. 나머지 6개 해외법인 중 2개 금융법인 영업이익(세전이익)이 지난해 9월 전년 대비 줄었다. 중국 베이징 현대 오토 파이낸스(BHAF)는 이 기간 6억2300만위안으로, 영국 현대캐피탈 UK(HCUK)는 5900만파운드로 각각 집계돼 전년(6억9600만위안, 5400만파운드) 대비 모두 감소했다.

해외 부진으로 현대캐피탈 전체 사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직할 경영 체제로 전환됐다. 현대차와 현대캐피탈이 연계한 국내외 시장 진출을 염두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하지만 해외시장 내 현대캐피탈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는 이달 중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과 유럽 등에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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