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제, 산업 전반에 걸친 기술혁신 및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도시의 디지털화도 일상이 되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도시환경에서의 일, 놀이, 문화, 쉼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필요에 따라 수많은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가 연결된 도시, 그리고 새로운 생활방식을 영위하며 진화, 발전하는 중이다.
최근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가 점점 더 밀접하게 연결됨에 따라 미래의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핵심 방안 중 하나로 '메타버스'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학자나 기관에 따라 다르게 정의되기는 하나,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메타버스를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상호작용하며 경제, 사회, 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의 개념으로 발표했다.
이는 메타버스를 기술 관점에서 정의한 것으로, 공공의 영역에서는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를 계획하고 운영, 관리하는 스마트한 도시 운영 시스템이자 플랫폼'으로써 스마트시티와도 연결될 수 있다.
그러나 메타버스 역시 인간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요소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스마트시티를 넘어 메타버스까지 연계하여 현재 세계 최고의 디지털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인 에스토니아의 수도, 탈린(Tallinn)과 국내 사례 등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미래의 스마트시티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 알아보자.
우선 에스토니아의 탈린이다. 디지털 국가 및 스마트 수도(Capital)로 대변되는 에스토니아와 탈린은 스마트시티 핵심 요소로써 '정부의 인간 중심적인 접근방식'과 '기술에 능숙한 시민'의 중요함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손꼽힌다.
에스토니아는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2001년부터 국가데이터통신망인 엑스로드(X-Road) 개발을 시작으로, 꾸준히 메타버스 정부로 나아가고 있다. X-로드는 국가의 다양한 공공 및 민간 부문의 디지털 서비스와 정보 시스템을 연결, 활용하는 상호운용성 기반의 디지털 시스템이다.
에스토니아는 이 시스템을 통해 탈중앙화 방식의 전자신분증(e-ID)과 데이터의 상호운용을 통한 인프라 공동 활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언제든지, 원활하게 사용가능하도록 한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국가 또는 도시가 인간 중심의 관점에서 메타버스가 가지는 속성으로 연결되는 '상호운용' '동시성' '지속성' '경험 경제' 등을 통해 진정한 스마트시티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세상이 더 수평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방식에 대한 참여국 또는 도시가 늘어날수록 '세계화', 그 이상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에스토니아는 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시대에 전 국민이 대비할 수 있도록 특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특히 에스토니아의 '스마트시티로의 접근방식'에 대한 핵심은 수도인 탈린과 함께 디지털화를 설계하고 수행한 방식이다. 그들의 디지털화를 위한 핵심은 총 세 가지로 요약된다. 접근성(Accessibility),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사용자 친화성(User-friendliness)이다.
첫 번째, 디지털에 대한 접근성이다. 기술은 실질적으로 사람이 사용할 때, 그 존재가치가 인정된다. 따라서 사용자는 기술에 대한 진정한 의사결정자이자 성공적인 디지털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탈린은 '시민이 스마트 기술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해 도시 내 디지털에 대한 접근성 향상에 집중했다.
디지털 사용자인 시민의 도시 내 이동성에 중점을 두고 2015년까지 모든 공공장소에 다수의 와이파이 핫스팟을 설치하는 등 우선순위로 학교와 가정에 필요한 기반 시설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음 편으로)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