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폭스바겐·BMW에 '불똥'...한국도 '촉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영국·독일 등에 위치한 유럽 자동차업체 공장이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감산에 돌입했다. 가뜩이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입차 업계의 한국 물량 확보에 비상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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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에 들어간 폭스바겐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

공장 가동 차질은 유럽 완성차 제조사에 와이어 하니스(차량용 배선 다발)를 공급하는 레오니 등 관련 부품 협력사의 공장이 우크라이나에 있기 때문이다. 현지 부품 공장이 문을 닫으면서 부품을 납품받는 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유럽 공장이 영향권에 들었다. 이들 공장은 이달부터 가동을 일시 중단하거나 감산 조치를 했다.

유럽 최대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은 와이어 하니스 등 핵심 부품 공급망의 악화로 독일 볼프스부르크 공장에서 감산을 단행했다. 같은 폭스바겐그룹 브랜드 아우디와 포르쉐도 영향을 받았다. 아우디는 7일(현지시간)부터 잉골슈타트와 네카르줄름 공장 두 곳의 생산라인 일부를 멈춰 세웠다. 포르쉐는 마칸과 파나메라를 만드는 라이프치히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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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을 생산 중인 폭스바겐 공장 생산라인.

폭스바겐그룹은 “우크라이나 공급 업체로부터 와이어 하니스 등을 납품받고 있으며, 갑작스러운 사태로 독일과 유럽 공장이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BMW와 벤츠도 유럽 생산에 큰 타격을 받았다. BMW는 공급 병목 현상으로 독일과 영국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벤츠는 일부 유럽 공장이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완전 생산 중단은 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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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독일 뮌헨 공장 생산라인.

유럽차 업체의 한국법인도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한국 공급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발 공급망 악재가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출고 두세 달 전에 차량을 주문하는 수입차 특성상 공장 일시 가동 중단과 감산이 즉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사태 장기화 시 국내 물량까지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입차 누적 판매는 반도체 수급난 여파로 작년 동기 대비 17.5% 줄었다. 같은 기간 독일계 수입차 브랜드별 감소율은 벤츠 19.4%, BMW 1.5%, 아우디 46.5%, 폭스바겐 23.1%, 포르쉐 8.7%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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