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에디션 호평
오포·아너 등 4곳 폴더블폰 선봬
100W급 유·무선 초급속 충전에
롤러블 시제품·친환경 기술 눈길
올 한해 세계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스마트폰이 MWC22 바르셀로나에 집결했다. 화면을 반으로 접었다 피는 폴더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이외에도 4개 모델이 글로벌 무대에 데뷔, '대세'로 자리잡고 있음을 입증했다. 롤러블 스마트폰 신제품과 초고속 충전 기술 등 각 제조사가 선보인 차별화도 참관객 관심을 사로잡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와 갤럭시Z 폴드3,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전시했다. 올해 초와 지난해 출시돼 시중에 판매 중인 제품이지만 해양폐기물(폐어망)을 활용한 친환경 부품 소재와 관련 자원 재생 기술을 소개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선두로서의 품격을 지켰다. 사전 등록을 거쳐 입장이 가능한 부스에는 갤럭시Z 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의 색상 조합이 자동화 로봇을 통해 이뤄지는 모습을 시연해 호평받았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브랜드인 오포는 대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파인드X5 5G와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N, 롤러블폰 시제품 '오포X 2021'을 선보였다.
오포는 스웨덴 중형 카메라 전문업체 '핫셀블라드'와 협력해 파인드X5 5G 후면에 탑재한 5000만화소 트리플 카메라를 공동 개발했다. 야간촬영 기능을 특화한 '4K 울트라 나이트 비디오' 또한 핵심 기능으로 내세우며 삼성전자와 경쟁구도를 형성하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갤럭시S22 시리즈 두 배 수준인 최대 80W 초급속 충전과 30W 고속 무선충전을 지원한다.
파인드N은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를 빼닯은 디자인에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높였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품질과 완성도는 기대 이상으로 준수했다. 접히는 부분을 완만하게 처리, 주름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화면을 펼쳤을 때 어색한 화면 비율은 대화면의 장점을 다소 퇴색되게 하는 요소다. 영상 등 콘텐츠 시청 시 화면 공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접은 상태에서 손가락의 위치가 후면 카메라에 닿게 되는 점 역시 외관 디자인의 사용자경험(UX) 측면에서 아쉽다.
롤러블폰 오포X 2021은 실제로 화면이 작동 중인 시제품이 등장했지만 유리관 안에 배치, 참관객이 실제로 만져볼 수는 없었다. 2020년 콘셉트를 첫 공개한 이후 지금까지 제품화 양산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샤오미는 299유로(약 40만원)에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120㎐ 주사율 등을 갖춘 '포코X4 프로 5G'를 첫 공개했다. 유럽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한 '초 가성비' 모델로 후면에는 1억8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695 5G다. 배터리는 5000㎃h로 67W 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함께 출시된 '포코M4 프로'는 6.43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갖춘 좀 더 저렴한 모델이다. 90㎐ 화면 주사율에 후면 6400만화소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다. 모바일AP는 미디어텍 헬리오G96이다.
샤오미는 폴더블폰 '미믹스폴드' 또한 전시했다. 실제 판매는 하지 않는 시연용 제품으로 전체적인 완성도와 내구성 역시 다소 부족해 보였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는 MWC에서 신제품 공개행사를 개최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매직4' 시리즈 출시를 발표했다. 매직4 프로는 무선으로 100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4600㎃h 배터리를 15분 만에 절반까지 충전할 수 있다. 유선충전도 100W급을 지원, 완충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매직4 프로는 후면에 독특한 원형 카메라 하우징 안에 5000만화소 메인 카메라와 50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 광학 3.5배 줌을 지원하는 6400만화소 잠망경 망원 카메라를 배치했다. 6.81인치 LTPO OLED 디스플레이는 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모바일AP는 퀄컴 스냅드래곤8 1세대(Gen1)다.
폴더블 스마트폰 매직V도 MWC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 첫 선보였다. 올해 초 발표 당시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를 경쟁 상대로 지목, 외부 화면 활용도와 일부 기능에서는 비교 우위를 주장한 제품이다.
MWC 현장에서 실제로 만져본 매직V는 외부 화면을 키워 접은 상태에서 높은 사용성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유사한 디자인의 폴더블 스마트폰 중에서도 더 큰 크기와 무게는 손목에 적지 않은 부담을 느끼게했다.
화웨이도 갤럭시Z 플립3와 유사한 클램셸형 디자인을 적용한 'P50 포켓'을 전시했다. P50 포켓은 화면을 접으면 기기 양 측면이 빈틈없이 맞물린다, 커버에 셀피 촬영과 알림 확인을 위한 1.1인치 원형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MWC 전시장 곳곳에서는 P50 포켓을 실사용 중인 화웨이 임직원도 심심찮게 만나볼 수 있었다. 통신장비와 클라우드 등을 중심으로 꾸려진 화웨이 전시 부스 한편에 작게 마련된 P50 포켓 전시대에도 상당한 인파가 몰리며 화웨이 폴더블 스마트폰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제품 출시 당시 단점으로 지목된 힌지의 고정력 부족 문제는 여전했다. 120도 이상 화면을 펼치면 각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힘없이 그대로 펼쳐졌다.
오포 자회사 리얼미도 스냅드래곤8 1세대 칩셋을 탑재한 'GT2 프로'를 MWC에서 공개했다. GT2 프로는 6.7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에 120㎐ 주사율을 지원한다. 코닝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로 외부 충격에 대한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높였다. 3D 게임과 같은 고성능 작업 시 발열을 제어하기 위해 9단계 냉각 구조를 적용했다. 배터리 용량은 5000㎃h로 65W 충전을 지원한다.
노키아도 HMD글로벌에서 개발한 러기드형 스마트폰 '노키아 XR20'과 '노키아 G21'을 전시했다. '라이프 프루프 스마트폰' 콘셉트를 지향하는 XR20은 과거 피쳐폰 시절 높은 내구성으로 유명한 노키아폰의 감성이 담겼다. 케이스 없이 1.8m 높이에서 낙하해도 견딜 수 있고 최고 55도, 최저 영하 22도에서도 이상 없이 기능이 작동한다.
퀄컴 스냅드래곤480 5G 칩셋 탑재로 처리 성능은 보급형 수준이다. 후면에 4800만화소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노키아 G21은 지난달 초 출시된 저가형 스마트폰이다. 6.5인치 HD+ LCD 디스플레이에 90㎐ 주사율을 지원한다. 절전모드 실행 시 화면 주사율을 60㎐로 낮춰 구동된다. 모바일AP는 12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유니SOC T606을 탑재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