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등 24개 업체 조사
중복 제외 623종 국내서 유통
비트코인·이더리움 비중 27%
평균 고점대비 하락률 65% 달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55조2000억원, 하루 평균 11조3000억원어치 가상자산 매매가 이뤄진다. 가상자산사업자에게 맡겨 놓은 원화예치금은 7조6000억원이다.
정부가 국내 가상자산 시장규모를 처음으로 집계해 1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해 하반기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요건을 충족한 24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유형별로 원화마켓 거래업자는 업비트, 빗썸, 코빗, 코인원 4개사다. 코인마켓 거래업자는 프라이빗, 지닥, 고팍스, 포블게이트 등 20곳이다. 기타 지갑 보관·관리업자로 신고된 5곳은 영업 초기 단계로 유의미한 통계가 잡히지 않아 이번 실태조사에선 제외됐다.
이번에 확인된 국내 가상자산 시장규모는 55조2000억원에 달했다.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3000억원인데 이중 원화마켓 사업자 거래 비중이 약 95%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총 1257개고, 중복 지원을 제외하면 623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된 '단독상장 가상자산'이 403종(63.7%)이나 됐다.
FIU는 “국내 시장은 글로벌 시장 대비 주요 가상자산 비중이 낮고, 비주류·단독상장 가상자산 투자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시가총액 기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비중은 글로벌이 59%인 반면 원화마켓은 절반 수준인 27%, 코인마켓은 9%에 그쳤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은 극심했다. 지난해 하반기 6개월간,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상자산 평균 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은 약 65%로 매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의 4.4배에 달했다.
FIU는 가상자산 투자자 규모와 유형도 살폈다. 지난해 말 기준 계정 등록 이용자 수는 1525만명이었다. 이중 고객확인의무를 이행한 실제 이용자 수는 558만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로는 30대가 전체의 31%로 가장 많고, 40대(27%), 20대(23%), 50대(14%), 60대(4%) 순이었다. 남성(67%)이 여성(33%)보다 2배 정도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절반 이상 투자자(56%)는 100만원 이하 규모의 가상자산을 보유했다. 투자자들은 대체로 짧은 기간 투자하는 단타 거래를 했다. 1일 평균 4회 거래(매도 및 매수)했고, 1회 거래금액은 약 75만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점은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영업 규모다. 24개 사업자 총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까지 3조4000억원에 달했다. 이들 사업자는 거래 건당 수수료 평균 0.17%를 받았다. 주식 거래 수수료(0.0027%)보다 63배나 높았다.
사업자 종사자 수는 1717명으로 원화마켓 평균 239명, 코인마켓 평균 38명의 종사자 수를 보였다.
AML 업무 관련 인력 비중은 현저히 낮았다. 24개 사업자에서 일하고 있는 AML 관련 인원은 200명에 불과했다. 원화마켓 평균 18명(7.5%), 코인마켓 평균 6명(17%)으로 임직원 수 대비 투입 인력 비율이 낮을 뿐 아니라 다른 업무 겸직률이 41%로 높았다.
FIU는 “가상자산은 자금세탁 위험성이 매우 높은 분야지만 AML 인력 비중이 낮다”며 “추가 전담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24개 가상자산 사업자 주요 현황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