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칼럼]주행경험 시대 'K-인포테인먼트'의 미래

Photo Image
김명준 맵퍼스 대표.

자동차 산업은 대변혁 시기를 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00년보다 향후 10년간의 변화가 더 클 것이라고 말한다.

'CASE'(Connected·Autonomous·Sharing·Electric)라 불리는 이 대변혁은 '운전 경험'(Driving Experience)에서 '주행 경험'(Riding Experience)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자율주행 시대의 운전자들은 운전석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자동차를 이동하는 거실 삼아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나간다. 운전의 즐거움만큼 주행하는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는 경험 역시 중요해지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자동차 산업의 이종산업과 합종연횡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영화와 라이브 채널 등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CJ ENM·티빙과 손을 잡았고, 테슬라는 넷플릭스와 함께하기로 했다.

급진적인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모빌리티의 핵심은 이동이고, 자동차의 핵심 기능은 여전히 이동 수단이라는 점이다. 자동차가 라이프스타일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해도 원하는 목적지로 안전하고 빠르게 찾아가야 하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 역시 변함이 없다.

주행 경험 시대에 내비게이션으로 통칭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단순한 길 안내 기능에서 첨단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내연기관 시대 자동차의 핵심이 운전 경험을 좌우하는 엔진과 변속기였다면 향후 자율주행 전동화 시대 자동차의 핵심은 주행 경험을 좌우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더 이상 과장된 주장이 아니다.

완성차 업계는 전례 없는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국내 진출한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는 이미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과의 협업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다. 렉서스, 토요타, 혼다 등 일본 자동차 업계는 한국 기업 맵퍼스가 개발한 아틀란 내비게이션을 통해 한국형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1년부터 국내 출시되는 모든 신차에 맵퍼스의 맵 데이터를 탑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에도 아틀란 내비게이션 기반의 온라인 경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높아진 한국 내 고객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과거 본사 차원에서 개발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국내 기업이 가진 데이터와 실시간 기술력을 활용하고자 하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경로, 검색, 교통정보 등 길 안내에 필요한 실시간 데이터, 위치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 요구사항을 빠르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것 역시 국내 기업의 장점이다. 인기 있는 장소에 대한 예약 및 결제 시스템, 전기차 충전소 검색 및 안내 등은 이미 국내 업체들이 자사의 플랫폼에서 완성도 높은 수준으로 서비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K-콘텐츠'를 활용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위해 통신사 또는 콘텐츠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역시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향상은 제품력 향상만으로 높아지지 않는 시대가 왔다. 소프트웨어 혁신을 통한 차별화된 경험이 동반되지 않은, 하드웨어 우위만으로는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국내에서 성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K-모빌리티 솔루션 기업과 협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를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국내 맵 데이터와 국내 사용자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 속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김명준 맵퍼스 대표 mjkim@mappers.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