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하이트·롯데칠성, 소주·맥주 가격 인상 저울질

주정·보리 등 가격 상승 압박
병뚜껑·공병 부자재 값도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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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가 주류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한다. 원부자재와 취급수수료 등 제반 비용이 올라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소비 침체로 인한 매출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주류 3사는 일제히 소주·맥주 등 제품 출고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가격 인상 시기와 인상 폭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다음달 중순 이후 가격 인상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관측된다.

주류 가격은 2019년 명령제가 폐지되고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업체가 자율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종량세를 적용하는 맥주·탁주의 경우 주류 가격 변경 또는 신규 제품 출고시 국세청에 신고 의무도 없다. 이에 특정 시점을 예측할 순 없지만 원부자재가 인상으로 주류 제조사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가격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주의 경우 핵심 원재료인 주정 가격이 7.8% 올랐다. 과세 주정은 200ℓ 가격이 기존 36만3743원에서 39만1527원으로 면세주정은 35만1203원에서 37만8987원으로 인상됐다. 맥주 주요 재료인 보리 가격도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두 배가량 상승했다. 소주 제조사들은 알코올 도수를 낮춰 주정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가격 인상을 억제해왔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대표 소주 제품 알코올 도수를 16.9도에서 16.5도로 내렸다.

이 외 부재료 가격도 일제히 인상됐다. 업계에 따르면 삼화왕관, 세왕금속공업 등 병뚜껑 업체들은 이달부터 소주 병뚜껑 공급가를 평균 16% 인상했다. 캔맥주 부재료인 알루미늄 가격도 최근 1년간 6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알루미늄 1톤 당 런던금속거래소 현물가격은 2020년 1분기 1858.9달러에서 2020년 3분기부터 매 분기 오름세를 보이다 작년 4분기 기준 2807.5달러까지 치솟았다.

오는 4월부터 맥주 주세가 2.49% 인상되고 공병 취급수수료 역시 한 병당 2원이 올랐다. 종량세를 적용하는 맥주는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종량 세율에 반영한다. 정부는 올해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을 1ℓ당 855.2원으로 종전보다 20.8원 올리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와 맥주 모두 세금 인상 요인이 큰 것은 맞다”면서 “작년 코로나19 매출감소분에 원부자재 인상으로 인한 압박을 견디기 어려운 만큼 가격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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