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투자세액공제 확대'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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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자신문 DB]

국내 정유업계가 정부에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요구키로 했다. 수소 등 신규 사업을 확대 중인 가운데 조금이나마 재정 부담을 낮추려는 복안이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과세당국에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오는 3월까지 정유업계를 대변하는 대한석유협회에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정유 4사는 늘어나는 투자에 맞춰 세액공제도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각 사는 지난 수년 간 기후변화 대응 및 수소 사업 등을 위해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설비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 자원화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처리해서 생성된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 원료로 사용하는 것이 골자다. SK이노베이션, 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가 추진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오는 2026년까지 연간 180만톤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석유화학 설비 투자에 총 7조원을 투자한다.

정유업계가 투자세액공제 확대를 요구하는 데는 올해 실적 위기감이 깔렸다. 지난해 실적이 2020년 대비 기저효과로 큰 폭 개선되면서 올해는 뒷걸음질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는 등 국제 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다. 정유사들은 원가 부담이 커졌다. 원유를 예년보다 비싸게 구매한 만큼 재고평가이익도 크지 않다.

수요 둔화 가능성도 나온다. 정유사 실적과 직결되는 정제 마진은 수요가 공급을 웃돌 때 상승한다. 이달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 마진은 배럴당 7.5달러로 손익분기점인 4~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세계 경제 회복세가 꺾이거나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경우 수요는 뒷걸음질할 수 있다.

반면에 투자세액공제는 크지 않다. 이보다 앞서 기재부는 국내 기업들의 투자 확대를 위해 지난 2020년 세법을 개정하고, 통합 투자 세액공제를 신설했다. 대기업의 경우 기본 공제율은 투자액 대비 1%다. 당해 연도 투자액이 직전 3년 평균 투자액을 상회할 경우 차액의 3%를 기본 공제액의 200% 한도 내에서 추가 공제한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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