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커머스 채널 쇼핑엔티 운영사인 티알엔이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고 재도약에 나선다. TV홈쇼핑과 건강기능식품기업 영업총괄 등을 거친 오승현 대표를 영입해 상품력 강화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 계열사 티알엔은 신임 대표이사로 오승현 에이치엘사이언스 영업총괄 상무를 내정했다. 2016년부터 6년간 쇼핑엔티를 이끌어온 민택근 대표는 사임한다. 티알엔 관계자는 “향후 이사회와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오승현 대표를 최종 선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69년생인 오 신임 대표는 건기식 전문기업인 에이치엘사이언스에서 홈쇼핑사업과 영업을 총괄한 상품 전문가다. 에이치엘사이언스는 새싹보리 등 건기식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으로 최근에는 바이오 헬스케어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오 대표는 에이치엘사이언스에서 영업총괄 상무로 홈쇼핑 관련 상품개발과 영업 등을 주도했다.
이전에는 GS홈쇼핑과 NS홈쇼핑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2012년까지 NS홈쇼핑에서 방송기술직군과 상품기획자(MD) 업무를 거쳤다. 홈쇼핑 MD로 있으면서 자이글 등 히트상품을 발굴한 경험이 있다.
쇼핑엔티가 오 대표를 영입한 까닭은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2013년 국내 두 번째로 T커머스 사업에 진출한 쇼핑엔티는 매출이 2018년 500억원에서 2019년 1135억원, 2020년 1511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다만 SK스토아와 K쇼핑,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대기업의 진출로 T커머스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됐다.
특히 유통 플랫폼 모두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미디어를 통한 상품 판매라는 홈쇼핑 경쟁력은 희석됐다. 이제 홈쇼핑도 소싱 역량을 활용한 상품력으로 승부를 봐야한다는 판단이다. TV홈쇼핑의 경우 프리미엄 패션·리빙 자체브랜드(PB)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매출 상위권 제품 대부분이 PB 상품이다.
실제 T커머스에서도 차별화 상품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올랐다. T커머스 후발주자인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이마트 상품본부장 출신인 김홍극 대표에 지휘봉을 맡겨 MD 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에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쇼핑엔티도 현재 여성패션 PB 오디브와 식품 PB 맛잇다 등 5개의 자체 브랜드를 갖고 있지만 타사 대비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쇼핑엔티는 다양한 상품 소싱 노하우와 경험을 갖춘 오 대표를 영입해 상품 차별화를 꾀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일군다는 방침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