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게임사 실적에서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이 주춤한 가운데 2K(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부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6일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게임사 2021년 연간 실적 발표 시즌이 8일부터 시작된다. 3N은 전년과 비슷한 매출을 유지하지만 영업이익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K가 신흥강자로 자리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신사업 추진기업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적 가이던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넥슨은 매출 2772억엔(2조8900억원), 영업이익 955억엔(997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대비 각각 5.4%, 14.3%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별다른 신작 출시가 없었다. 올해는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국내 출시를 비롯해 10종 이상의 신작을 선보이며 실적 만회를 기대한다. 오랜 사랑을 받은 IP와 대형 게임 그리고 장르 다변화로 총공세를 펼친다. 일본법인에서 주도하는 미디어 사업도 확장할 방침이다.
넷마블의 지난해 매출은 2조5175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38.1% 감소한 1683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세계 3위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 편입 효과와 자사 IP작품 증가에 따른 로열티 지출 감소 등 영업이익률이 개선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질 높은 신작과 NFT게임 출시 그리고 메타버스 사업을 전개한다.
엔씨소프트 작년 매출은 전년에 대비 2.6% 감소한 2조5532억원이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41.0% 감소한 4819억원이다. 주력 게임 부진과 인건비 등 영업비용 예상치 초과 등에 따라 영업이익 전망치가 낮게 나왔다. 엔씨소프트가 작년 11월 출시한 '리니지W'는 12월 구글플레이 기준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번 게임으로 집계되며 반등 기반을 마련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프로젝트TL 등 신작을 선보인다. NFT게임 대응도 한다.
작년 상장과 동시에 대장주 한축을 차지했던 크래프톤 매출은 전년대비 22% 증가한 2조406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년 7738억원에서 지난해엔 8239억원 수준이다. 3N에 이어 2조원 이상 매출을 올린 '2조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다만 성장세는 다소 꺾였다. 배틀그라운드 이후 신작 성적이 신통치 않은 까닭이다. 올해는 높은 영업이익을 바탕으로 '눈물을 마시는 새' 지식재산권(IP)작과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대형 신작 개발에 예산을 투입하고 펍지 세계관을 넓힌다. 또 인도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투자와 확장도 지속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리니지 형제를 끌어내리고 100일 이상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차지한 '오딘' 활약에 힘입어 매출 1조46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11% 성장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89% 상승한 1258억원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오딘을 글로벌 출시하고 프로젝트아레스, 에버소울, 디스테라 등 신작을 선보인다. 자체 가상자산 '보라'를 이용한 대체불가능토큰(NFT) 사업도 전개한다.
모바일게임사에서 메타버스기업으로 조직비전을 바꾼 컴투스 작년 매출은 5218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은 전년과 대동소이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48% 감소했다. 메타버스, 돈버는게임(P2E)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와 인수·합병이 활발했던 점, '서머너즈워:백년전쟁' 흥행이 부진한 점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컴투스는 올해 자사 메타버스 월드에 근무공간을 만들고 각종 서비스를 구현하는 플랫폼을 준비한다. 서머너즈워 신작 '서머너즈워:크로니클'을 비롯해 '거상M 징비록, '낚시의신:크루' '골프스타' 등을 P2E 게임으로 출시한다.
위메이드는 한 달 전부터 일찌감치 실적발표일을 공시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전년 매출은 3058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117%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흑자 전환이 유력하다. NFT 게임에 집중하는 위메이드는 올해 100여개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에 올릴 계획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