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고밀도 신제품…제조원가↓
헝가리·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전망
테슬라·루시드모터스 공급 기대감
삼성SDI가 전기차용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시범생산에 돌입했다. 조만간 규격이 확정되면 해외 공장 증설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제품인 중대형 각형 전지뿐 아니라 원통형 전지에서도 에너지밀도와 생산성을 높여 신규 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최근 천안공장에 차세대 원통형 전지 제품 파일럿(시범생산) 라인을 완공하고 시제품을 생산 중이다. 신제품 새 규격 확정도 막바지 단계다.
이 배터리는 테슬라가 2023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힌 4680 원통형 전지와 유사한 형태다. 길이 약 80㎜, 지름 40㎜ 안팎 규격으로 완성되는데 최종 규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원통형 전지 21700(지름 21㎜, 길이 70㎜)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높고 단위 셀 숫자가 줄면서 생산성이 뛰어나다. 회사는 현재 원통형 전지의 직·병렬 연결에 따른 열관리와 에너지효율 등 최적화를 위한 최종 규격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원통형 배터리 대용량화를 통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고 제조 원가를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신형 배터리의 개발을 완료하는대로 말레이시아나 헝가리 공장을 추가 증설해 본격양산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는 테슬라와 루시드모터스 등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의 4680 배터리 개발·양산이 지연되는데다 4680 규격과 가장 유사한 세계 유일의 양산품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루시드모터스는 지난해 2월 삼성SDI와 미국 루시드모터스와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당장 21700 규격 배터리를 공급하지만 향후 물량 확대에 따라 신형 배터리를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 기존 원통형(21700) 제품에 비해 생산 효율이 크게 높은데다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삼성SDI 배터리가 4680 규격 수준에서 완성되는 만큼 테슬라 공급까지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현재 제품 개발과 동시에 영업이 이뤄지고 있어 조만간 완성차 공급처가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기존 원통형 제품의 배터리 대용량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규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