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내 맞춤 장비 개발해 우위 선점 계획
수주 성공땐 국내 협력사 수혜 전망
부품 수급 난관 속 공급망 안정화 관건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가 미국 제4 이동통신사 '디시 네트워크'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수주 '속도전'에 뛰어들었다. 북미 시장 5G 투자 지연으로 신규 수주가 절실한 상황에서 디시 네트워크 5G 공급사 선정을 최우선 달성 과제로 설정, 내부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6월까지 디시 네트워크향 5G 장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 양산을 시작, 장비 공급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디시 네트워크가 장비 개발을 먼저 완료한 제조사 순으로 물량 배정을 검토함에 따라 삼성전자도 주요 부품 리드타임(발주 후 납기까지 기간)을 단축하는데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등 일부 핵심 부품은 대체재를 도입할 방침이다.
디시 네트워크는 당초 지난해 5G 주파수를 할당받고 연말까지 상용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수급난 등 영향으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기존 장비 공급사로 선정한 일본 후지쯔 오픈랜 장비 테스트도 지연되면서 추가 장비사 선정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디시 네트워크 5G 장비 수주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배경에는 최고경영진의 의향이 강하게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디시 네트워크 찰스 어건 회장과 에릭 칼슨 최고경영자(CEO) 등은 조용히 한국을 방문,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등을 만났다.
당시 회동을 통해 삼성전자와 디시 네트워크는 5G 망 조기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시 네트워크는 라스베이거스 등 일부 지역에서 5G 베타 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5G 주파수 할당 요건에 따라 6월까지 미국 인구 20%, 2023년까지 70%의 5G 커버리지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협력에서 돌파구 마련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디시 네트워크 5G 장비 수주에 성공하면 국내 관련 협력사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수혜가 예상된다. 버라이즌 등 북미 5G 투자 역시 하반기부터는 다시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다. 주요 부품 리드타임이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길어진 상황에서 쇼티지(공급부족)으로 인한 납기 지연이 위험부담으로 남았다. 이에 삼성전자도 다양한 대체 거래선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핵심 부품은 대체재 확보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통신장비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디시 네트워크 5G 장비 공급사로는 삼성전자가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다”면서 “반도체 칩셋 등 수급 상황이 향후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