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도 우세종이 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기존의 엄격한 방역 체계와 의료 대응 체계로는 오미크론 대유행을 감당할 수 없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12일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달라 기존 방역 대응 방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면서 “방역의 목표는 전파 방지가 아니라 피해 최소화와 사회 기능 유지에 두어야 하며 엄격한 K-방역을 유연한 방역으로 전환해야한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동물실험 결과와 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등 임상 결과를 토대로 “오미크론은 바이러스는 세포 침투 기전이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와 다르고 델타 변이와 달리 폐렴을 잘 일으키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며 “오미크론의 독성이 델타보다 약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오미크론 환자 입원 기간이 델타 대비 절반으로 잛았고 사망률도 4분의 1 정도로 낮았다. 캐나다에서는 오미크론 환자가 기존 델타 대비 입원율은 3분의 1, 중환자 악화 위험은 7분의 1로 더 낮고 사망률도 0.03%에 불과했다.
국내 오미크론 검출율은 12월 첫 주 0.3%에서 1월 첫 주 12.5%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앙임상위는 이런 추세를 고려할 때 설 연휴 전에 오미크론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미크론 대유행이 현실화되면 코로나19 진료를 담당하고 민간은 비코로나19 진료를 맡는 현 체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일상진료체계 회복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 양성이라는 이유로 진료가 늦어져서 구급차에서 출산하거나 응급시술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선 안 된다”면서 “코로나 환자 진료가 기존 의료서비스 체계 안으로 들어가야 지속 가능한 의료 대응이 될 수 있는 만큼 모든 의료 기관이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미크론 대응을 위한 방법으로는 3차 접종(부스터샷)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기존 스파이크 단백질을 겨냥해 만들어진 항체치료제나 백신은 오미크론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다만 백신을 3차례 맞으면 델타는 물론 오미크론에도 강력한 중화항체가 형성돼 충분한 면역을 가진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은 “오미크론이 팬데믹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하며 고비를 넘는데는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도 “국내에서 오미크론 우세종이 되는 시기가 채 한 달도 안 남았다”면서 “남은 한 달 동안 K-방역을 발전적으로 개선하고 국민들이 협조해 오미크론의 강을 건너면 코로나 비상 대응의 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