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현장에서>CES엔 없지만 CES가 주목한 테슬라

테슬라가 또 한 번의 혁신 이슈로 CES 2022 현장에서 주목받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보링컴퍼니는 CES 기간 중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와 사우스홀과 웨스트홀을 잇는 '베이거스 루프' 운행을 시작했다. 약 2.73km 길이 지하 터널에 3개의 정류장을 마련해 2~3분 내 목적지 이동이 가능한 독자 서비스다. 차량은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X'와 '모델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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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스 루프 차량 주행 모습.

기자는 2년 전 머스크 CEO가 LA를 중심으로 지하터널을 만들어 최고 시속 130마일(약 209km)까지 주파하는 '하이퍼루프' 자기장 고속차량을 운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을 때가 생각이 났다. 당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고 도로 규제 탓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일면서 상용화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베이거스 루프'는 '하이퍼 루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머스크 CEO는 LA의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루프 사업을 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실제 타보니 걸어서 20분 거리를 단 2~3분 만에 갈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이용자가 적지 않았음에도 정류장에 가면 바로 탈 수 있다는 점이다. 3개 정류장에 총 60여 대가 골고루 배치됐고 회전률이 높다보니 대기 시간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었다.

차량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시속 56km로 제한되지만,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탈 수 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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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스 루프를 이용할 수 있는 컨벤션 센터 정류장.

보링컴퍼니가 밝힌 베가스 루프의 한 시간 이용객이 4400명이라고 하니 교통체증 분산 효과도 적지 않아 보인다.

회사는 컨벤션 센터를 시작으로 라스베이거스 전역에 46㎞ 길이 루프를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컨벤션 센터와 가까운 정류장부터 세우고 2029년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아쉬움도 크다. 처음에 기대했던 초고속 로봇택시도, 자율주행차도 아니었다. 시속 240㎞로 주요 지점을 오가며 지하철을 대체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라고 강조했던 당초 계획과는 달랐다. 테슬라 자율주행 기술 '오토파일럿' 적용계획도 있었지만 교통당국 규제로 실현하지 못했다.

LA 등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와 업계 반발로 계획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저런 아쉬움이 있지만 새로운 명물이 등장한 건 분명해 보인다. 테슬라는 CES에 부스를 꾸리지 않고도 주목 받았다. 머스크 CEO 혁신(혹은 마케팅)에 또 한 번 감탄한다.


라스베이거스(미국)=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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