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전자가 '플립칩-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에 2700억원을 투자하며 전장부품, 서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
FC-BGA는 칩보다 기판 크기가 커서 서버, 노트북, 전장부품 등에 주로 탑재된다. FC-BGA는 가격이 기존의 기판 보다 고가다. 인공지능(AI)이나 서버, 자율주행 등 고성능·고스펙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분야에 사용되기 때문에 수익성이 높다.
기판과 반도체 기판 시장이 초호황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대덕전자는 국내에서 삼성전기 다음으로 이 분야에 큰 투자를 단행했다.
대덕전자는 지난해 7월 이후 세 차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에 대규모 투자를 공시했다. 지난해 900억원 투자를 단행했고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엔 각각 700억원과 1100억원을 투자했다. 모두 2700억원 규모다. 내년 투자 예상분까지 고려하면 FC-BGA에만 총 4000억원의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투자 완료 후 FC-BGA에서만 향후 연 매출 4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덕전자는 대규모 투자와 함께 반도체 고부가 기판 중심으로 사업 구조도 개편했다. 지금까지 모바일용 연성회로기판(FPC), 고다층연성회로기판(MLB) 등을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했다. 최근 저부가 기판 사업 비중을 점차 줄이고 고부가 반도체 기판 비중을 키웠다.
고부가 기판 사업은 지난해 매출 비중 절반을 넘어선 후 올해 66%까지 늘어나고, 내년 73%, 내후년 80%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FC-BGA는 진입 장벽이 높고 수급 불균형이 이어져 수익성도 높다. 대덕전자는 FC-BGA 분야에서 전장용과 서버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일본 이비덴, 신코, 삼성전기가 치열한 경쟁 중인 PC 반도체 기판 시장 보다는 성장성이 더욱 큰 자동차 시장을 주로 공략한다.
대덕전자는 차별화한 전장용 FC-BGA 기판으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 등과 협업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글로벌 업체와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시장 전망도 밝다. 최근 FC-BGA 기판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품이 고도화하면서 다층 기판 구조가 보편화됐고 더 넓은 면적의 기판이 필요한 설계도 늘었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 되면서 고부가 기판 시장은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돌아선 상황이다.
[표] 대덕전자 FC-BGA 투자 현황 (자료 대덕전자)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