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 "교육회복·미래교육 준비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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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미래를 대비하라는 계시였습니다. 교육회복과 미래교육 준비를 동시에 해야 합니다.

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교육의 미래를 앞당기게 하는 변곡점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바이러스 확산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난민, 자연재해 등 미래 재난 상황에 대한 준비를 역설했다. 원격수업은 비상 상황에 대비하고 학생 교육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보건교사를 선제적으로 확충했다. 코로나19 초기 학교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 사스와 메르스 대응 경험이 있는 교장과 교사를 중심으로 매뉴얼을 만들어 전국 교육청에 공유했다. 인천 지역 학교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TF에서 파견돼 신속한 사후대응이 이뤄지도록 지원했다.

도 교육감은 교육 내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확신했다. 내년부터 휴먼 디지털 미래교육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 그는 “그동안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었다면, 이제는 인간과 자연과 인공지능의 공존 시대”라고 말했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초등학교 때부터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인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세계시민 교육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 교육방향을 '안전한 학교, 달라진 수업'으로 설정했다. 살아 숨쉬는 1000개 수업이란 주제로, 학교 현장에서 이뤄진 학습 혁신사례를 수집했다. 블렌디드(프로젝트)수업, 학생 참여형 수업 등 선도학교를 모집하고 수업 레시피를 보급하는 등 노력을 통해 3700여편 정도 수업 혁신사례를 수집했다. 이를 플랫폼에 탑재해 교사가 공유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했다.

도 교육감은 민간 에듀테크 공교육 적용에 대해 “안 해보고는 모른다”며 보다 과감한 시도와 냉정한 평가를 요청했다. 그는 “차분하게 보고 분석해 제어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지, 시도조차 하지 않고 부풀려지고 과대포장 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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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김원배 ICT융합부장

-코로나19로 교육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원격수업 도입으로 대표되는 에듀테크 교육 확산이 가장 큰 변화다. 개별성과 다양성, 디지털 기반 교육을 강조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방향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원격수업은 언젠가 시작할 교육방식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먼저 온 미래'라는 표현을 썼다.

원격수업이 정규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으며 에듀테크 기반 미래학교 논의가 한창이다. 첨단 교육환경 조성뿐만 아니라 학생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코로나19로 학교와 교육 역할이 재조명됐다. 원격수업이 장기화되며 학교 빈자리를 새삼 깨닫게 됐다. 처음에는 학습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관계 형성이나 사회성 문제, 급식 등 건강 문제까지 그동안 학교가 채워주던 공간이 하나 둘 드러났다.

한때 무상급식으로 대표되는 무상교육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코로나19 재난 상황에서 소외된 아이에게 무상교육은 정말 큰 힘이 됐다.

-원격 교육 서비스는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나.

▲언제라도 닥칠 수 있는 재난 상황에 대비한 준비가 필요하다. e학습터, 온라인클래스 등 기존 공공학습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교사와 학생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편하고 원격수업 기록이 누적 관리되는 시스템 구축도 고민해야 한다.

우수한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와 협업도 필요하다.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 도입을 위해 '학교현장 맞춤형 에듀테크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교과학습지원, 콘텐츠 제작, 양방향 영상 서비스 등 18개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앞으로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와 공교육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모델 구축을 위해 민간 에듀테크 서비스 발굴 사업을 지속 추진하겠다.

민간·공공의 흩어져 있는 콘텐츠 등을 하나로 연결하고, 흩어져 있는 교육정보화 서비스를 통합해 국가 수준의 미래형 교수학습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K-에듀통합플랫폼'의 내실있는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은 K-에듀통합플랫폼 상세화 및 설계를 위해 정보시스템 마스터플랜을 수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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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교육, 소프트웨어(SW)교육은 어떤가.

▲다가오는 미래사회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활용 능력이 필수 역량이 될 것이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학생이 미래사회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고, 이를 위한 교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인천 인공지능교육발전 3개년 계획'을 수립하며 인천형 인공지능교육을 '착한 인공지능교육'으로 정립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기반으로 학교별 인공지능교육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0년 전국 최초로 초·중·고교 인공지능교육 내용 체계와 성취 기준을 개발했다. 올해 총 60차시 분량의 학생용 워크북과 교사용 지도서를 개발해 인공지능교육 선도학교에 적용했다. 내년 인천지역 초·중·고교 모든 학교에 '착한 인공지능' 교육과정을 적용해 기본적 인공지능 소양 실습부터 심화 프로젝트 활동까지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인천형 인공지능교육을 활성화하겠다.

학생 역량 강화를 위해 교사 역량 강화는 필수다. 수도권 5개 교육대학원과 연계해 초·중등교사 130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융합교육 석사과정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까지 300명의 인공지능교육 전문교원을 양성한다. 교원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강화 연수를 운영하며 교사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교육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촘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2021년 인천소프트웨어교육지원센터 인공지능융합교육·체험실을 구축했고 2022년에는 교구를 확충해 체험 프로그램과 콘텐츠 개발을 확대할 계획이다. 학생과 교원, 학부모, 시민을 대상으로 인공지능교육 인식 제고와 활성화를 위해 지자체와 대학, 연구소, 기업 등 관계기관과 자원 연계를 확대한다.

-인천지역 그린미래스마트학교 준비는.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40년 이상 된 낡은 학교를 개축해 생태환경교육과 에듀테크 기반 미래학교로 만드는 사업이다. 인천은 2025년까지 5846억원을 투입, 54개교 78동을 진행한다.

인천광역시교육청은 학교를 역량 중심 미래교육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우선 국비 이외에 자체 예산을 추가 투입해 리모델링보다 개축에 우선 순위를 부여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의견을 반영한 사용자 참여 설계를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비해 환기 등을 강조한 설계에도 신경쓰고 있다. 무엇보다 배움과 문화, 쉼이 있는 삶의 공간이면서 에듀테크를 접목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를 추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주로 방학 기간을 이용해 공사를 진행하지만, 학생 안전과 교육과정 운영에 영향을 끼칠까 걱정하는 학부모가 있다.

학생의 안전한 교육환경을 보장하고 교육과정 운영에 지장이 없도록 그린스마트미래학교 대상 건물이 아닌 교실을 최대한 활용한다. 혹시라도 부족한 경우는 모듈러 교실을 활용한다.

공사 기간 중 인근 학교로 강제적 학생 재배치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학부모가 걱정하는 철거 공사는 방학 기간을 이용해 진행한다. 학교별 TF팀에 교육청 담당자와 전문가를 배치해 진행 상황을 수시 모니터링한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학교 구성원 동의나 이해가 부족하면 진행에 한계가 있다. 안내책자를 보급하고 설계 이전까지 학교 준비사항을 안내하고 학부모 궁금증도 해소할 생각이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와 행복배움학교, 즉 혁신학교가 똑같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는데, 엄연히 다르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는 학교 환경을 미래 교육에 맞게 바꿔나가는 것이고, 행복배움학교는 학교 문화를 바꾸어나가는 것이다. 쉽게 얘기해 그린스마트미래학교가 하드웨어를 고치는 사업이라면, 혁신학교는 소프트웨어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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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등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의 교육과 진로도 중요하다.

▲산업변화에 발맞춘 특성화고 재구조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 전략산업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기존 특성화고를 전환설립하거나 학과개편을 서둘러 추진했다. 인천대중예술고나 인천소방고, 인천바이오과학고, 한국글로벌셰프고등학교를 전환·설립했고 인천항공우주마이스터고는 학교 신설을 준비 중이다. 바이오제약과, 소방안전관리과, 펫뷰티케어과, AI로봇과처럼 시대 변화에 맞춘 학과개편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다음으로 다양한 취업 지원 사업도 운영한다. 원스톱 현장실습 지원·상담 강화, AI면접 프로그램 등 기업 맞춤형 취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직업계고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비도 1인당 50만원씩 지원한다. 미취업 졸업생은 취업 이전까지 업무역량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습수업 지원 멘토링 및 보조강사로 활용하고 있다.

인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이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를 갖는 게 중요하다. 인천지역 전략산업인 항공MRO, 바이오, 뷰티 관련 전문인재 양성계획이 2021년 교육부 직업교육 혁신지구 사업에 선정됐다. 인천형 직업교육 혁신지구는 지역 전략산업 맞춤형 지역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인천광역시교육청과 인천시 일자리 본부, 대학, 기업이 협력하는 모델이다. 모델이 인천 직업계고 전체에 적용되면 고졸 취업 활성화와 일학습병행 등 지역전략산업 맞춤형 학교 교육과정이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생이 미래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이제 우리는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미래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람과 AI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다. 나와 생각, 종교, 신념, 국적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기후위기 등으로 인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지 않으면 인류 생존이 위협을 받게 됐다. AI와 함께 살아야 미래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시대변화에 대응해 갈 수 있다.

인천은 동아시아시민교육과 평화교육, 생태·환경·해양교육, 휴먼 디지털교육을 역점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우리 아이들은 공감 역량, 디지털 문해역량, 협업하는 역량, 세계시민 역량을 갖추고 평화와 공존, 지속가능한 번영의 사회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떤 지원과 투자가 더 필요한가.

▲그동안 인천은 떠나는 곳이고 주변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젊은 학부모가 인천으로 오고 있다. 지금 사는 곳이 내 삶의 출발이고, 지구의 중심이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하고 지원할 생각이다.

먼저 학생이 공부하고 생활하는 학교 공간을 친환경적이고 미래교육이 가능하도록 조성해 가는 일에 지원을 늘렸다. 앞서 말했듯 인천형 그린스마트미래학교, 학교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 과밀학급 인원수 조정, 문화와 쉼이 있는 화장실 개선 사업 등으로 인천의 모든 지역이 균형발전할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디자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천 사이버진로교육원 운영, 미래전략산업 맞춤형 직업교육으로 학생 진로 맞춤형 교육을 하고 다문화가정·특수교육대상·도서 지역 학생 등 좀 더 세심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학생에게도 학습, 정서, 진로 등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미래교육을 향한 또 한 번의 교육혁신을 추진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인천형 AI·SW 교육을 통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기후생태환경교육과 해양교육으로 그린 리더 양성, 인천판 글로벌 시민교육 등 동아시아시민교육 전면화를 통한 세계적 인재 양성, 문화예술교육 확대로 인천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이 인천과 동아시아,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꿈을 실현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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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성훈 인천광역시 교육감은

도성훈 인천광역시교육감은 부평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하고 중앙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인천 성헌고(현 인제고)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학교 비리에 맞서다 해임됐다. 전교조 인천지부 창립에 주도적으로 참여, 가입 활동 등을 이유로 해직됐다. 전교조 합법화 방침에 따라 이후 복귀해 교사생활을 하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제11·12대 전교조 인천지부 지부장을 역임했다.

인천사람과문화 이사,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지도위원, 인천교육포럼 민들레 상임고문을 지냈다. 2016년부터 동암중 교장으로 취임했다. 2018년 민주·진보진영 단일후보로 인천광역시 교육감에 당선됐다.


정리=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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