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전자의 국내외 살림을 맡아온 최고재무책임자(CFO) 최윤호 사장이 선임됐다. 세계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그간 경쟁사 대비 대규모 투자가 부족했던 삼성SDI가 신임 대표를 맞아 공격적인 회사경영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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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최윤호 신임 대표이사>

삼성SDI는 7일 전영현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임 대표이사로 최윤호 사장을 내정했다. 기존 대표인 전영현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 이사회 의장직을 맡는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와 경영 노하우 전수 등 후진 양성에 기여하도록 했다.

최 신임 대표는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과거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히 그룹의 주요 조직이 신설될 때마다 창설 멤버로 참여했다. 2010년 미전실이 출범했을 때 임원으로 3년 넘게 근무했다. 2017년 사업지원TF가 구성됐을 때 역시 담당 임원을 맡았다. 이후 최 대표는 경영지원실장을 맡아 그룹의 전반적인 성장전략과 함께 투자전략을 수립했다. 이에 앞으로 삼성SDI의 배터리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배터리 사업 지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최근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글로벌 지역에 신규 생산라인 투자를 확대하고 대규모 자금조달을 이어가고 있어 배터리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삼성은 지난 8월 반도체와 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여기에 배터리 부문은 빠져 있어 배터리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회사 안팎에서 최 신임 대표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SDI는 지난달 미국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하고 북미시장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삼성SDI 측은 “글로벌 사업 경험과 재무 전문가로서 사업운영 역량을 갖춘 최 사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며 “회사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SDI 인사의 또 하나 변화는 대표이사가 겸임해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했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직을 분리한 것은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삼성 전자계열사 모두 이사회 독립성을 구현했다. 이는 경영을 감시하는 이사회 역할을 더욱 강화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