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새 수익 모델(BM)을 구상하면서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플레이투언(P2E)을 차세대 성장 전략으로 내놓고 있다.
기존 대형 게임사는 NFT에 부정적이었다. 2년 전 스타트업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반 게임 프로젝트가 확산했을 때 대응하지 않았다. 대부분 게임사는 게임 내 아이템을 이용자가 아닌 게임사 소유로 약관에 명시한다. 이용자는 임대해 게임을 즐기는 개념이다. 반면에 NFT는 이용자 소유다. 게임 내 경제를 게임사가 통제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
올해 확률형아이템으로 홍역을 치른 후 태도가 변했다. 부분유료(F2P)와 확률형아이템을 대체할 만한 BM이 사실상 없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시도다.
지금까지 게임은 심리적인 기법을 이용해 이용자 리텐션을 유지했다. P2E는 좀더 직접적인 보상으로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다. 과거 PC게임처럼 자사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하고 계속 자사 게임으로 경험이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NFT와 P2E는 향후 규제 이슈에 직면할 수 있다. 탈중앙화거래소(DEX)를 통해 NFT를 이용한 자금세탁, 탈세 등에 노출될 우려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는 NFT를 염두에두고 자산 개념을 수정했다.
NFT가 자산으로 인정이 안 될 수도 있다. NFT 논의가 얼마되지 않아 가상자산에 해당하느냐 안 하느냐 확립된 견해는 없다. 국내 특금법상 가상자산 정의는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전자적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전자적 증표'다. 화폐재화용역등으로 교환할 수 없는 전자 증표는 예외다. 게임물 이용을 통해 획득한 게임 아이템은 여기 포함된다.
아이템 복사 등 게임에서 일어나는 문제가 한 게임 내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아이템부터 현금까지 생태계 혼란 우려가 있다. 게임 재미를 등한시하고 NFT 수익성에만 집중하는 게임 등장 가능성도 있다. 이른바 '양산형' 모바일 게임 출현과 같은 맥락이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