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무역기술장벽(TBT) 통보,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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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무역기술장벽(TBT)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빈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에너지효율등급 등 선진국 수준 규제를 도입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기술규제 대응 통합 기관인 '기술규제정보원' 설립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WTO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세계 TBT 통보 건수는 3515건으로 연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신규 통보 또한 2281건으로 이미 역대 가장 많은 건수를 보였다. 올해가 아직 한 달 넘게 남았지만 이미 연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TBT 통보는 4000건을 돌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TBT는 국가 간 서로 상이한 기술규정, 표준, 시험인증절차 등을 적용해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저해하는 무역 장애요소를 말한다. 관세 부과와 같이 명시적으로 나타나지 않지만 수출기업에는 수출을 지연할 수 있는 비관세장벽으로 작용한다. 한 예로 특정국이 TV 에너지효율등급을 강화하면 우리나라 TV 제조사는 강화된 에너지효율등급 기준을 충족해야 해당 국가에 수출할 수 있다.

올해 TBT 통보는 개발도상국, 특히 최빈국의 통보건수가 대폭 증가했다. 올해 최빈국 TBT 통보는 643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종전에 가장 많았던 532건(2018년)보다 100건 넘게 많다. 개발도상국 TBT 통보도 1304건으로 2019년(1309건)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각국에서 에너지효율등급 규제와 코로나19 확산으로 보건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민영 국표원 기술규제정책과장은 “개발도상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선진국 에너지효율제도를 모방해 에너지 라벨링 같은 효율 제도를 도입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식적으로 열리는 TBT 완화 협상에서도 난관을 겪고 있다. WTO 회원국은 1년에 3차례 열리는 WTO TBT위원회에서 기술장벽 완화를 요구할 수 있다. 국표원은 이달 열린 3차 WTO TBT위원회에서 인도의 초고화질(UHD) TV 에너지효율 규제, 말레이시아 가전제품 에너지 효율라벨 QR코드 부착 규제, 방글라데시의 전자폐기물 규제 등 17건을 특정무역현안(STC) 안건으로 상정해 제기했다.

하지만 이 중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응답은 단 2건에 불과했다. STC는 국제공조가 필요하거나 규제 완화가 시급한 사안에 대해 양자회담에서 강하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압박 효과가 상당히 크다. 최근에는 STC를 활용한 규제 완화 요구에도 주요국이 잘 대응하지 않고 있다.

국표원은 최근 TBT 증가에 대비해 전담기관 설립 등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한다. △TBT종합지원센터 △기술규제 지원데스크 △1381인증표준 콜센터 △KnowTBT정보포털 등 시험인증기관과 각 협·단체에 산재된 기술규제 지원기능을 통합한 '기술규제정보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내년 이후 국가표준기본법에 설립근거를 마련한다.

기술규제 데이터베이스(DB)와 각국 협력채널도 강화한다. 미국·유럽연합(EU)·중국 등 10대 수출시장별로 기술규제 DB를 구축한다. 인도·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아랍에미리트(UAE)·칠레 등 5대 TBT 신흥시장국을 대상으로 신속 정보 입수체계를 구축한다.


<표> 2015~2021년 WTO TBT 통보건수

자료: WTO

올해 무역기술장벽(TBT) 통보, 역대 최대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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