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입법예고
차별적 수수료 부과행위 금지 등 명시
앱마켓 규제 우회 비판에 안전판 마련
의도적 심사지연·자료제출 거부도 엄벌
앱마켓이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된다. 방송통신위위원회는 금지행위에 대해 국내 매출 2%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구글이 외부 결제를 허용하고도 수수료를 충분히 인하하지 않아 법을 회피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법으로 기준을 설정한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입법예고(안)을 공개했다.
시행령은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등 금지행위 세부 유형과 기준, 이용자 권익보호 의무 부과 사항과 실태조사 세부 방법을 규정했다. 시행령은 규제우회 방지조항으로 '수수료·노출·검색·광고 또는 그밖에 경제적 이익 등으로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제한을 부과하는 행위'를 특정 결제방식 강제로 규정해 금지한다.
수수료를 이용해 인앱결제 강제 금지를 우회하는 행위를 막는 최소한의 '안전판'을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앞서 구글은 게임콘텐츠의 경우 자체 결제 이용 시 30% 및 외부 결제 이용 시 26% 수수료, 웹툰 등 콘텐츠는 자체 결제 10% 및 외부 결제 6%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콘텐츠 종류에 따라 외부결제 업체가 구글에 과도한 수수료를 내도록 해서 사실상 이용하기 어렵게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방통위는 구글의 수수료 문제를 당장 조사해서 처벌하기보다 우선 구글과 논의하는 등 앞으로 일어날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다.
장봉진 방통위 통신시장조사과장은 “거래상 (우월적) 지위가 존재하는 경우 강제성, 부당성이 판단되면 처벌할 수 있다”면서도 “수수료 정책에 대한 부분은 우선 구글 사업자의 정책이기 때문에 별도로 검토해서 제재가 필요한 경우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시행령은 특정한 결제방식 강제 행위는 중대한 위법행위로 규정해 국내 매출액 2%, 심사지연·삭제 행위는 매출액 1% 이하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한다. 금지행위 사실조사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법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신속한 후속 조치로 법 집행의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겠다”면서 “공정하고 건전한 앱 마켓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