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두 차례나 계약이 불발됐던 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 속도를 내기 위해 예비사업 없이 본사업으로 직행한다. 수익성이 낮았던 문제도 개선해 기업들의 참여를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14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K워터)는 오는 17일 부산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전설명회를 개최하고 재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세계적인 모델도시를 만들기 위해 백지상태에서부터 혁신기술로 스마트시티를 세워 올리자는 문재인 대통령 제안에서 시작됐다. 사업 구상과 기본계획을 거쳐 부산과 세종 두 지역의 민간 사업자 공모를 지난해 진행했다.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은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지만 계약이 불발된 바 있다. 차순위협상대상자까지 넘어갔지만 역시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토부는 연내 사업자 재선정 작업을 추진한다. 앞서 진행한 절차와 달리 이번 재공모에서는 민간사업자와 협상을 거쳐 본사업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예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추가적으로 사업범위를 확정해 본사업 계약까지 진행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절차였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역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해 예비사업에 대해 계약을 체결한 후 SPC 출범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부산 스마트시티는 재공고와 재입찰, 두 번의 협상까지 거치느라 세종 스마트시티보다 1년 이상 늦어진 상태다. 속도를 내기 위해 기존 협상 과정에서 나타났던 문제들을 재공모에서부터 조율해 빠르게 본사업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 두 번이나 계약이 불발된 사례를 교훈 삼아 민간 사업자의 불만과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공모지침도 조정한다.
지난 협상에서 불거진 가장 큰 문제는 민간사업자가 참여하지만 수익이 보장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협상 과정에서 이를 조율하고자 했지만 공공 측인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보수적 입장에 부딪혀 결국 계약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사업이 더 지연됐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스마트시티 정책을 발표할 당시 2022년 말 입주가 목표였지만 사업 구상 등으로 시간이 예상 외로 소요돼 임기 내 사업법인 출범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사업설명회에서는 민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전략도 공개될 예정이다. 기존에 협상대상자였던 컨소시엄들 모두 여전히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민간의 발목을 잡았던 낮은 수익성 문제를 개선해 향후 15년 동안 혁신기술에 재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다는 방침이어서 사업자들의 기대가 크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공고도 수 차례 하고 우여곡절 끝에 세 번째 협상을 위한 절차”라면서 “그동안의 문제점을 사전에 수정하고 조율해 최대한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