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탄소중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에너지 수급 불균형으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중국, EU 등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경련은 4일 중국의 에너지 수급 불균형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석탄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은 연초에 비해 49.8%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중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전력 수요의 증가를 석탄 발전 위주의 전력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고 주요 탄광 지역인 산시성에서 발생한 홍수로 석탄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력난이 심화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현재 중국 광둥성과 장쑤성 등 제조업 중심 공업 지역에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중국의 산업생산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EU는 이상기후로 바람세기가 약해지면서 풍력발전이 감소했고, 이로 인해 대체연료인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연초에 비해 3.6배 이상 증가했고 전기요금은 연초 대비 2~3배 증가했다. 전력요금이 상승하면서 철강, 비료 등 일부 에너지 다소비업체에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산업계 피해도 나타났다.
미국도 연초에 비해 휘발유 가격과 석탄 가격이 40% 가까이 상승하면서 올해 동절기 에너지수급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전경련은 중국과 EU 국가들이 석탄과 원자력 발전을 통해 이 같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과 신규 광산 개발 계획을 발표했고, 앞서 지난 4월에는 원자로 20기를 2025년까지 새롭게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은 소형모듈원전(SMR) 등 대규모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 예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며 프랑스도 SMR에 10억 유로를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국가정보국장실이 SMR을 미래 에너지의 핵심 기술로 지목하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일리노이주는 폐쇄 예정인 원전의 수명 연장 법안을 의결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에너지위기를 맞은 해외 사례를 교훈으로 한국도 탄소중립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을 기저에너지로 활용하고, 석탄발전도 급격히 축소하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감축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