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의 전자문서와 정보화사회]〈21〉메타버스시대의 전자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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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가 자주 언급된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가상현실(VR)과 유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현재 메타버스는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 서비스 일환으로 관심있는 소비자 대상 게임·커뮤니티 기능을 제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사회·경제가 메타버스 안에서 구현될 것이라는 과감한 예상을 내놓고 있다. 기업 경영도 메타버스 영향을 받아 패러다임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필자는 메타버스를 새로운 서비스의 일종으로 이해했지만 지난 9월 정부에서 발표한 '디지털 트윈 활성화 전략'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정부는 디지털 트윈을 디지털전환의 핵심 키워드로 보고 있으며, 앞으로의 모든 경제·사회적 변화에서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전략을 보면서 디지털 트윈이 비즈니스 시장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메타버스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우리는 코로나19로 이미 비대면 업무에 익숙해져 있다. 전자문서 사용이 확대되면서 우리 전자문서 산업계도 할 일이 늘어났다. 정부의 핵심 전략이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를 구현한다면 메타버스 역시 이 범주에 속하게 될 것이다.

즉 현재 소비자가 가상세계에서 볼거리나 놀거리를 찾기 위해 메타버스를 이용한다면 앞으로는 메타버스가 기업 활동까지 가능케 하는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 디지털 트윈으로 사회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비대면 활동이 대세가 돼 가는 시점에서 당연한 진행 방향으로 보인다. 지금은 비대면으로 화상회의, 자료 공유, 세미나 등을 하고 있지만 상호작용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상대방이 내가 하는 말을 잘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는지와 상대방이 하는 말에 맞장구를 치거나 호응하는 것은 아무래도 화상회의 방식에 제약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메타버스에서 구현한다고 상상해 보자. 아바타를 통해 거래 상대방을 만나 악수하고 대화한다. 상품 설명이나 계약까지도 메타버스에서 이뤄질 수 있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 중심으로 진행된다. 향후에는 기업간거래(B2B) 시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록 B2B 시장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성향이 강하다 하더라도 사회 흐름에 의해 급격하게 변화된 사례를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로 경험하고 있다. 한발짝만 더 나아가 전개되는 환경이 메타버스라고 생각한다.

메타버스에서 전자문서는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 우선 전제 사항으로 사회가 완벽하게 전자문서를 활용하고 이에 대한 법적 증거력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되는 사회가 됐다고 가정해 보자. 기업의 내부 활동을 살펴보면 이미 정착된 전자결재나 회의 등이 메타버스에서 이뤄질 것이다. 단순히 비대면이 아닌 메타버스의 아바타를 통해 회의하고, 결재에 대한 설명을 할 수 있다. 또한 거래 기업의 담당자를 만나 업무 관련 회의를 하고, 새로운 상품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사용되는 모든 문서는 메타버스에서 보여 주기 위한 전자문서가 될 것이며, 전자문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인증 및 보안 체계 역시 정착될 것이다.

또한 기업의 홍보활동 역시 메타버스에서 이뤄질 것이다. 각종 홍보나 세미나 등을 메타버스에서 구현하여 원하는 소비자는 언제든지 해당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을 것이며 필요시 원격 상담 신청을 통해 기업담당자와 부담 없이 상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 역시 메타버스에서 각종 민원 처리를 하게 된다. 민원인은 메타버스에 개설된 가상의 정부기관에 접속해 각종 민원 처리 절차를 알아볼 수 있고, 필요시 공무원과 가상으로 상담하면서 민원을 해결한다.

메타버스에서 사회·경제 활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자문서가 필수 콘텐츠가 될 것이다. 현실에선 여전히 전자문서를 쓰지 않는 영역이 존재하지만 메타버스 시대가 되면 전자문서가 아니면 아예 업무 처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점차 다가오는 사회의 큰 흐름을 기업은 미리 인지하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시대는 모든 분야가 디지털 중심이 될 것이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디지털로 전환된다고 하면 이해가 편하고, 심지어 자기 자신조차도 디지털에서 가상의 나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기업이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업무 관행을 전자문서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개별 기업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국내 전자문서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수하다. 단지 문제는 관행이다. 종이문서를 사용해야 하는 대부분의 제약이 사라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자의 결단은 이러한 관행 타파에 소요되는 시간 단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기업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쉬운 필수적 절차는 바로 전자문서 100% 사용이니 이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김성규 한국전자문서산업협회 회장 gform@epost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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