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정국이 다자구도 난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연이은 출사표에 중도층과 무당층을 공략하는 제3지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3일 “진보와 보수 대결은 유통기한이 끝났다”며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 세력이 함께하는 책임 연정을 시작하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많은 분들이 이번 대선에서 거대 양당의 박빙 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그 예측이 빗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번 대선은 최소한 3자 박빙 대결로 끝까지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득권 양자 대결엔 권력 게임만 있고 다양한 목소리를 지닌 시민들의 목소리는 없다”며 “이번 대선은 다양한 시민들의 요구와 의견, 미래 자리가 보장되는 다자구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거대 양당 체제를 종식시키자고 강조했다. 그는 “거대 양당은 지난 34년간 번갈아 권력을 잡으면서 어느새 기득권과 한 몸이 됐다. 이번 대장동 사업이 잘 보여주고 있다”며 “민주당은 가짜 진보였음이 드러났고, 국민의힘 후보들은 여전히 극우 포퓰리즘 공약과 망언,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장동과 고발 사주로 귀결되는 양당 유력후보를 보면서 국민들은 도대체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탄한다”며 “이번 대선을 기득권 세력과 보통 시민의 대결, 과거와 미래의 대결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강한 부정을 표했다. 심 후보는 “마지막 대답이다. 자신 없는 분은 링에서 내려가야 한다”며 “저 심상정으로 정권교체 하겠다”고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심 후보 역시 대선 완주 의사를 강하게 표명한 셈이다. 3지대 유력 후보들 모두가 단일화 및 연대에 부정적인 시작을 내비치면서 20대 대선 역시 난전이 예상된다. 거대 양당 정치를 타파해야 하지만, 3지대 유력후보들 역시 서로를 기득권으로 평가하며 동행 대상으로 보지 않는 셈이다.
김 전 부총리 경우 3지대 정치를 강조하면서도 안 대표와 심 후보에 대해 기득권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안 대표와는 그동안 3지대 연대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제기되어 온 관계였지만, 출마 선언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거리가 벌어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2일 서강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남에선 “기존 양당을 포함하여 안철수 대표 본인도 시대교체 대상임을 아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 대표가 김 전 부총리를 향해 현 정권의 인물이라며 “문재인 정부 공과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공격한 것에 대한 반격이었다.
1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안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얼마 전까지 대선 경선 참여를 양당에서 받았지만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기대하지 않는다”며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진정성이 있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양보하면 확실히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해 완주 의사를 재강조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