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따른 물량 부족이 수입차 시장에도 리스크로 부상했다. 지난달 수입차 판매가 작년보다 22.6% 줄면서 국산차(17.6%)보다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사상 첫 연간 판매량 30만대 달성도 불투명해졌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0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8764대로 작년 동기(2만4257대) 대비 22.6% 감소했다. 전달 2만406대보다도 8.0% 줄어든 수치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누적 등록 대수는 23만3432대다. 작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으나 현재 추세라면 남은 기간 연초 업계가 전망한 첫 30만대 시대 진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본사의 반도체 부족과 생산량 감소로 차량 재고 부족이 본격화된 지난달 판매 상위 브랜드 판매량이 일제히 하락했다. 경쟁 브랜드보다 물량 공급이 원활했던 아우디, 혼다를 제외한 상위 10개 중 8개 브랜드는 작년보다 모두 판매가 줄었다.
판매 순위 상위 브랜드별 작년 대비 감소율은 BMW -9.3%, 메르세데스-벤츠 -44.9%, 볼보 -22.4%, 지프 -20.0%, 폭스바겐 -62.8%, MINI -21.2%, 렉서스 -24.7%, 쉐보레 -32.4%였다.
상대적으로 물량 감소 폭이 적은 BMW는 벤츠를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BMW는 4824대로 올해 들어 줄곧 선두였던 벤츠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벤츠는 3623대에 머물렀다. BMW는 작년보다 판매가 9.3% 줄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벤츠 판매가 44.9% 급감하면서 1위에 올랐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지난달 E클래스를 비롯한 주력 차종이 반도체 수급난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이른 시간 내에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본사와 소통을 이어가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테슬라 판매량도 저조했다. KAIDA 집계에 포함되지 않은 테슬라는 지난달 3대를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분기별 수입 물량을 들여와 매 분기 첫 달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반면에 수입 전기차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238.3% 급증했다.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도 작년보다 각각 25.6%, 93.3% 많이 팔렸다.
지난달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은 아우디 A6(1271대)였다. 이어 BMW 5시리즈 1243대, 벤츠 GLE 953대, 벤츠 S클래스 820대 순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