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역 2조달러 핵심은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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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무역액이 사상 최단기간인 299일 만에 1조달러를 넘어섰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4차 대유행이라는 악조건에서 이룬 성과다. 수출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것을 위기 속에서도 확인했다. K-방역을 통한 생산 차질 최소화, 반도체·조선·스마트폰 등 부문의 초격차 유지, K-브랜드에 기반한 새로운 수출 품목이 대거 출현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디지털'이 수출 저변을 확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플랫폼 경제 활성화와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며 새 수출 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실제 올해 3분기까지 중소기업의 온라인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75% 증가했고, 기업 수도 40% 이상 늘었다.

정부가 여세를 몰아 '무역 2조달러' 시대를 열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27일 확대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물류, 원자재 가격, 부품 수급 등 현장 애로를 집중 관리하고 무역금융과 온라인 마케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품목에 대해 주요국과 공급망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탄소중립 등 패러다임 변화에도 적극 대응키로 했다.

디지털 무역 확대를 위한 기반 구축에도 본격 나선다. 대외무역법 개정을 통해 디지털 등 새로운 무역 플랫폼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통관 절차 간소화 등도 추진한다. 전자상거래 전용창고, 스마트 화물터미널 등 인프라도 확충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무역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정부 전략은 시의적절하다. 최근의 수출 호조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고, 탄소중립과 공급망 재편 등 여러 리스크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이 대기업부터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소상공인에까지 도움이 돼야 한다. 그 해법은 디지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전환은 국경과 산업은 물론 기존 무역 체계를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다. 무역 2조달러 시대로 가기 위한 기회와 위기가 모두 디지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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