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24일 만나 정권 재창출 뜻을 함께했다. 이 전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이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도 이 후보 선대위에서 챙기기로 합의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한 찻집에서 이 후보를 만나 “문재인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오늘 모두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도록, 누구든지 마음에 남은 상처가 아물도록 당 지도자가 앞서서 노력했으면 한다”며 “당원과 지지자들께서 여러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민주당의 정신과 가치를 지켜야 한다는 대의를 버리지 마시길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찻집 앞에는 이낙연 전 대표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거칠게 항의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전 대표는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저를 지지해준 분들을 포함해서 경선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분들에게 제 마음을 다해 위로를 드린다”며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에게 축하드리고, 함께해주신 모든 당원과 지지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제가 먼저 일찍 찾아뵀어야 하는데 국정감사 때문에 늦어져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인생으로나 당의 활동 이력, 삶의 경륜, 역량이나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으신 분이 대표님인데 제가 앞으로 민주당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 우리나라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정권 재창출하는데 대표님의 많은 고견을 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는 민주당이라고 하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같은 DNA를 가진 하나의 팀원이라 생각한다”며 “제가 부족한 점을 우리 대표님으로부터 많이 채우고 수시로 조언 구하고 함께 정권 재창출해서 국가 미래를 지금보다 훨씬 더 밝게 활짝 여는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또 “대표님께서 품 넓게 모든 것 수용해주고 정권 재창출에 모든 힘을 함께 해주시겠다는 말씀을 현장에서 실천으로 반드시 보답해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측 오영훈 의원은 이날 회동 브리핑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기로 했다. 캠프에 참여한 의원들도 참모들끼리 상의해서 참여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 대표 핵심 공약인 신복지 정책을 이재명 후보 직속 선대위 제1위원회를 구성해서 공약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창당한 '새로운 물결' 발기인 대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에게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후보의 회동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전반적으로 하나의 민주당이 되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해서 용광로 선대위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라며 “11월 5일 야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그때를 전후로 선대위가 발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