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괴롭힘 심의위원회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이 네이버로부터 제출받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른 개선 계획'에 따르면 네이버는 노동조합·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과 외부 전문가가 모두 참여하는 조사위원회와 괴롭힘 심의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개선계획은 현재 외부 법무·노무법인이 진행하는 괴롭힘 신고 조사를 노조 또는 노사협의회,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 조사위원회에 맡기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인사 담당 임원, 노조 대표자, 고용 담당자, 외부기관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신설하는 것도 검토 대상이다.
징계를 결정할 인사위원회 운영 규정과 2년간 반기별로 불이익 처우 등을 모니터링하고 피해자를 지원할 모니터링 업무담당자를 마련하는 것도 개선 계획에 담겼다. 괴롭힘 신고 접수와 상담은 현행 HR 담당 직원 대신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은 직원을 상담원으로 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또, 네이버는 조직장의 과도한 지시를 막기 위해 조직장 대상 교육을 강화하고 인테그리티 코드(integrity code·윤리경영규범)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불합리한 연장근로 지시 등에 대한 신고 채널을 확대하고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징계 등 조치하는 것도 계획 중이다.
연장근로 한도 초과를 막기 위해 법정근로시간 최대치에 도달할 경우 시스템 접속을 제한하는 '셧다운(Shut down) 제도'와 사옥 출입을 제한하는 '게이트오프(Gate-off)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연장근로 사전 알림 발송 대상을 현행 1차 조직장에서 2차 조직장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모성보호 위반 소지를 사전 제거하기 위해 임신축하금을 신설하는 등 임산부 등록을 활성화함으로써 직원의 임신·출산 사실을 조기에 인지시킬 계획이다.
네이버는 괴롭힘 재발 방지를 위해 다수 컨설팅 펌과 개선 계획도 도출하고 있다.
이수진 의원은 “작업 과정의 고충과 어려움을 가장 잘 아는 노동자를 직장내 괴롭힘 조사와 심의 과정에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괴롭힘 방조 의혹을 받는 전 임원이 자회사 대표로 이동했고 그곳에서 또 괴롭힘 발생 진정이 제기되는 등 전반적인 경영체계 혁신안이 미뤄지고 있다”면서 “올해 안에 경영체계 쇄신안 등을 포함한 보다 전향적인 직장내 괴롭힘 방지 계선안이 발표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