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LCD에 이어 OLED에서도 빠르게 추격하면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BOE는 올해 삼성전자에 처음 스마트폰용 OLED를 공급한 데 이어 애플 아이폰까지 뚫었다. 기세를 몰아 내년엔 삼성전자 주력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A' 시리즈까지 공급량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독식하던 OLED 시장에 강력한 복병이 나타난 셈이다.
BOE의 추격은 과거 LCD 시장과 오버랩된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얻은 BOE는 2019년 LCD시장에서 삼성과 LG를 제쳤다. 이후 저가 물량공세를 무기로 사실상 LCD 시장을 제패했다. 급기야 삼성과 LG가 LCD 사업 철수를 선언할 지경에 이르렀다. 'LCD 강국'의 허망한 추락이었다.
삼성과 LG가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던 것이 OLED였다. OLED는 중국과 기술격차에서 5년 이상 앞서 차세대 시장 주도권은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중국 BOE가 대등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OLED 시장도 LCD의 전철을 밟을 게 시간문제처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전망도 비슷하다. DSCC는 2020~2025년 연평균 성장률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각각 12%, 19%인 데 비해 중국 BOE가 25%, CSOT가 52%로 추정했다. 유비리서치는 현재 스마트폰 OLED 시장 70~80%를 장악한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이 내년 60%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한국 수출 3대 품목 가운데 하나다. 한국 전체 수출액의 4.8%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산업이 무너지면 한국경제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관심이 차갑게 식은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국가핵심산업전략특별법' 대상에서 디스플레이는 제외됐다.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지원 방안만 담겼다. 과거 한국이 'LCD 종주국' 일본을 제친 비결은 기업의 노력과 함께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한몫했다. 중국이 한국 LCD를 따라잡은 발판도 중국 정부의 대규모 보조금 정책이었다. 디스플레이 산업 르네상스를 위한 'K-디스플레이 2.0' 전략 수립이 급하다. 우물쭈물하다간 만시지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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