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방사성요오드 누출시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이 발견됐다. 지하 처분장 환경에서 천연광물 '공작석'이 방사성요오드를 흡수하고, '마샤이트'로 변한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확인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이승엽, 권장순 처분성능실증연구부 책임연구원팀이 방사성요오드 지하 누출 및 이동을 99% 이상 차단할 수 있는 천연물질을 발견하고 관련 지화학 반응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아주 미미한 확률이지만, 사용후핵연료 지하 처분 과정에서 방사성요오드가 누출될 수 있다. 방사성요오드는 음이온 성질을 지녀 사용후핵연료를 감싸는 점토질 완충재와 주변 암석·광물 표면에 거의 흡착되지 않고 빠르게 이동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은 방사성요오드 누출을 예방하는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사용후핵연료 용기 소재인 구리에서 나온 구리이온이 지하수 탄산이온과 결합해 천연 탄산구리광물인 공작석을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어 공작석이 산화·환원 반응으로 지하수의 다양한 음이온 중 방사성요오드만 선택적으로 흡수해 마샤이트 광물로 변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발견했다.
생성된 마샤이트는 지하 환경에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또 방사성요오드를 꾸준히 흡수해 지속적으로 결정이 성장할 수 있다. 이런 성질 덕분에 공작석을 이용하면 처분장 밖으로 흘러나갈 수 있는 방사성요오드를 99% 이상 영구히 붙잡아 둘 수 있다. 물리화학적 조치 없이 친환경적으로 방사성요오드를 차단하는 방안을 찾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처분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엽 책임연구원은 “미래 건설될 지하처분장에서 이번 연구성과를 적용할 수 있도록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실증연구를 할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운영 중인 원전에서도 활용 가능한 새로운 방사성요오드 정화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