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관광스타트업만 있는 게 아닙니다.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테크 스타트업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테크스타트업의 성과를 알리고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를 위한 장입니다.”
지난 1일 오후 제주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제주 정강한 스타트업 투자IR' 행사에 제주 스타트업은 물론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 등 많은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번 행사는 제주지역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인라이트벤처스에서 주최했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제주 지역 테크스타트업에만 지난 2018년부터 100억원 넘게 투자했다.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에이지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K2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코로나19로 행사장이 가득 메워지진 않았지만 성장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을 선제 발굴하려는 심사역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웹툰 전문 창작 스타트업 '케나즈'는 웹툰 콘텐츠 생산과 함께 이를 기반으로 드라마·영화 제작, 수출 등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전속 작가만 200여명이 넘는다. 2018년 설립 이후 △남성향 전문 웹툰 제작 '플럼비' △웹툰 저작권(IP) 중계 및 수출 전문 '오렌지에이전시' △게임IP 전문 웹툰 제작 '정글스튜디오' △드라마를 웹툰으로 만드는 '케나즈앰메리카우' 등 사업별 자회사 형태로 확장 운영해 나가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해외 매출 비중이 국내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 심사위원들은 웹툰 경쟁업체가 이미 많은 상황에서 차별화 요인을 묻자 노성규 케나즈 부대표는 “200여명의 작가를 직접 고용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며 “또한 웹툰 IP를 거래하는 플랫폼 개발도 내년 초 베타서비스 오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 덴탈케어 스타트업 '키튼플래닛'은 2017년 삼성전자 C랩에서 스핀오프했다. 회사는 세계 최초로 AR 기술을 적용해 어린이용 구강관리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미 지난해 10만명의 누적 사용자를 확보했고, 올해 30만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칫솔 '브러시 몬스터'만으로 20억원의 매출을 달성렸다.
12개국에 이미 판매 중이지만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사업 확장을 위해 녹십자와 협력한다. 이 회사는 미네랄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용암 해수를 가글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주도로 본사를 이전했다.
최종호 키튼플래닛 대표는 “지금까지 창업 후 홈케어 시장에 집중했지만, 치과와 연계해 디지털덴탈케어 플랫폼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지엑스씨(GXC)는 글로벌 게임유저들이 미출시 게임 기대작들을 무료로 플레이하고 게임 관련 의견을 개발사들에게 전달해 주는 '지라운드(G.Round)' 서비스를 운영한다. 지난해 7월 서비스 론칭 이후 지금까지 126개 게임을 테스트했다.
올해 초 53억원 규모 시리즈A를 투자유치한데 이어 최근 추가로 100억원 규모 투자를 단 2주일만에 마무리했다.
플랫폼 사용자 증가 추이에 대한 투자자 질문에 우정석 대표는 “작년까지 사용자가 6만명 수준이었으나 올해 245개 국가에서 19만명의 게이머가 활동하고 있다”며 “예상했던 수준보다 증가 속도가 빨라 2년내 100만명 사용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조류 중 하나인 스피루리나를 배양, 가공·판매하는 바이오스타트업 '비루트랩', 토지정보플랫폼을 운영하는 '드론오렌지', 전동킥보드 공유서비스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브이패스' 등이 회사 강점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유동기 인라이트벤처스 대표는 “제주에서 뛰어나고 강한 '정강한' 스타트업을 지속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제주에서도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잇는 가교 역할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