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이 그랜드챌린지(GRaND Challenge:GC) 사업을 통해 세상을 바꿀 연구에 첫발을 내딛었다.
KIST는 GC 사업으로 성공 가능성은 낮지만, 성공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초고난도 연구를 추진한다. 과감하고 모험적인 연구개발(R&D)을 수행하는 연구환경도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취임한 윤석진 원장은 미지 영역의 답이 없는 연구, 세계 최초 연구를 시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KIST는 지난해 11월 GC 후보 과제 공모를 시작, 총 22건 과제를 접수받았다. 9건을 선정해 사전 기획연구를 진행했다. 이후 주제별 국내외 전문가 17인 평가를 거쳐 지난달 말 '자폐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 '지방 면역 유도 노화제어 기술' '인공 광수용체 기반 시각 복원 기술' 3개 과제를 최종 선정했다.
자폐 조기 진단 및 치료제 개발(연구책임자 추현아 박사)은 조기에 진단할수록 치료 효과가 큰 자폐를 증상별 핵심 기전 기반으로 조기 진단하고,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가장 빠른 진단 기술은 생후 14개월 이후 진단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연속 뇌추적 기법을 개발해 출생 직후 자폐를 진단하고, 자폐 증상별 치료제를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메사추세츠공대(MIT), 하버드대 및 듀크대 등과 글로벌 네트워크 협업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지방 면역 유도 노화제어 기술 개발(연구책임자 김세훈 박사)은 건강한 노화를 유도하는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노화세포가 가장 많이 축적되는 조직이 내장지방이라는 부분에 착안, 지방조직 내 노화세포-면역세포 간 생물학적 상호작용을 규명하고, 면역시스템을 올바른 방향으로 유도해 전신 노화 현상을 통제하는 새로운 개념의 노화 제어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인공 광수용체 기반 시각복원 기술 개발(연구책임자 김재헌 박사)은 인공 광수용체를 활용해 지속적이면서 색 인지가 가능한 인공망막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망막이 손상된 환자 시신경에 인공 광수용체를 도입해 시력을 복원하는 패러다임 전환형 기술을 확보한다.
이 과제들은 향후 3년간 연구 수행 후 성장(Growth) 관점에서의 평가를 통해 추가 3년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
윤석진 원장은 “도전적 연구를 수행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연구수행 결과의 가치를 논문 등으로 입증해야 하는 평가제도”라며 “GC과제는 기존 연구를 통해 실현 가능성이 입증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모험적 연구수행의 결과물과 과정 모두를 성과로 인정해주는 방식으로, 도전적 연구를 더욱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