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총장 김무환)은 신희득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실리콘 칩에서 빛에 의해 생성된 음파를 이용해 광파 신호를 증폭 또는 감쇄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빛을 이용한 신호 처리는 전자를 이용한 신호 처리보다 발열이 적고 빛의 빠른 속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나노 포토닉스 구조물에서 빛이 음파에 산란하는 브릴루앙 현상을 이용한 광신호처리 기술이 구현됐지만 지금까지 연구결과는 단순한 음파의 생성과 빛의 산란을 측정한 것이었다. 광신호처리나 센싱 등 응용분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광-음파의 제어를 통한 광신호처리의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연구팀은 실리콘 칩에서 생성된 음파의 간섭을 이용해 능동적인 광신호처리법을 제시했다. 우선, 나노 공정작업을 통해 머리카락 두께의 100분의 1보다 얇은 3개의 광도파로를 실리콘 칩에 나란히 제작했다. 광력을 이용해 두 광도파로에서 음파를 생성하고 그것이 세 번째 광도파로에 도달하는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두 음파를 간섭시켰다.
이를 통해 실리콘 칩 내에서 음파의 보강 간섭과 상쇄 간섭 간에 1만배 이상의 대비를 갖는 마이크로파 신호가 증폭·감쇄되는 것을 관측했고, 이를 발전시켜 펄스 형태 신호의 세기를 조절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신희득 교수는 “나노구조물에서 음파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광신호처리를 최초로 구현했다”라며 “광신호처리 및 센싱 기술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광-역학계 응용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권위지인 '나노 레터(Nano Letters)'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