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이목을 끄는 영역이 있다. 우리 산업계와 연구계, 정부도 관심이 매우 높다. '초거대 AI' 얘기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1회 AI'에서도 초거대 AI가 주요 화두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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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민관 협력 제1회 AI최고위 전략대화가 7일 서울 강남구 오크우드프리미어 호텔에서 열렸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초거대 AI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규모가 대폭 확장된 AI다. 대용량 데이터와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활용, AI 규모를 수천억~수조개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로 확장한 것이다. 파라미터 규모가 클수록 AI 성능은 배가 된다.

오픈AI가 개발한 초거대 AI 분야 슈퍼스타 'GPT-3' 경우 파라미터가 1750억개로 구성돼 있다. 성능도 엄청나다. 사람과 유사할 정도 언어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람처럼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다. 놀랍게도 에세이나 소설 창작도 가능하다. 과거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벌였던 '알파고' 만큼 유명해졌다. AI가 사람에 보다 가까워졌음을 보여준 사례다.

초거대 AI는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GPT-3는 언어에 국한된 한 예일 뿐이다. 이미지와 영상을 마치 사람처럼 이해하거나 갖가지 데이터를 추론하는 것에 쓸 수 있다.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도 가능한데, 막강한 성능을 토대로 도출물에 디테일도 담을 수 있다. 가령 '의자' 이미지를 생성하려 한다면 과거에는 표현 폭이 넓지 않았다. 반면에 초거대 AI를 활용한다면 의자 다리를 원통이나 사각기둥 같이 보다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고 표면에 무늬나 복잡한 색을 넣는 등 '변주'가 가능해진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바'를 공개했다. 하이퍼 클로바는 GPT-3보다 많은 2040억개 파라미터 규모다. 거의 모든 학습 데이터 비중이 한글에 집중돼 최적화 된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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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하이퍼 클로바>

다만 현재 초거대 AI가 만능은 아니다. 초거대 언어모델 AI도 간혹 이해되지 않는 문장을 만들어낸다. 대화 문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만 정작 상대가 원하는 결과를 내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초거대 AI 막대한 자금과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것도 난점이다. 기술 자체는 크게 새로운 부분이 적다는 의견이다. 거대 기업, 국가 수준의 참여가 시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를 비롯한 대기업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KT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 공동연구 중이다. SK텔레콤, 카카오도 역시 준비 중이다. 정부는 거대 국가과제를 도출, 국산 초거대 AI 개발을 독려할 방침이다.

아직은 활용 부분에 금전적 제약이 있다는 것도 아쉽다. 초거대 AI는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활용하는 것에도 적잖은 컴퓨팅 인프라가 소요된다. 컴퓨팅 비용이 크게 줄어들지 않는 한 비용에 민감한 중소기업 단에서는 활용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적은 인프라와 데이터로 큰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차세대 AI 분야도 초거대 AI와 병행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윤근 ETRI 인공지능연구소장은 “초거대 AI는 ETRI 역시 힘써 연구하는 분야이자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정부, 대기업 등이 뛰어들어 초거대 AI 개발에 나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AI가 보다 많은 곳에 활용되게 하려면 초거대 AI와는 다른 조류의 기술 개발도 함께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