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열기가 뜨겁다. 쿠팡, 배달의민족, 두나무 등에 초기부터 투자한 벤처캐피털(VC)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연기금으로 대표되는 기관투자가도 꾸준히 벤처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비상장주 투자는 개인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일반인이 비상장주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도 계속 등장하고 있다. 비상장 벤처투자는 가상자산보다는 안전하고 상장 주식보다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인식이 번지고 있다.

벤처투자 열기는 중앙정부,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국회로도 확대됐다. 이들도 벤처투자에 관심이 많다. 전문성 있는 투자 기관을 활용해 예산과 기금을 집행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투자 대상을 직접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비로부터도 자유롭다. 위탁 기관 선정이나 투자 과정에 개입하지만 않는다면 큰 탈이 생기지 않는다. 투입한 자금이 기업 성장을 지원하니 공적 목적에도 부합한다. 금전 이익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설령 투자에 실패해서 손실을 보더라도 성적표는 수년 후에야 받으니 의사결정에 따른 염려도 덜하다.

다만 벤처투자 관심이 커진 만큼 시장 이해도까지는 개선되지 못한 것 같다. 국회는 올해 결산에서도 어김없이 벤처투자 관리 실태를 지적했다. 물론 뉴딜 펀드 결성으로 수조원이 추가로 투입됐으니 지적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올해는 특히 동일 기업에 대한 투자 중복을 문제 삼았다. 유니콘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 연계 투자를 장려하는 정부 시각과는 정반대 입장이다. 정책 방향의 검토와 시장 흐름의 이해 없이 단순히 집행 실태만 문제 삼음으로써 시장 흐름과는 엇박자를 이루고 있다.

최근 '낙하산 논란'이 빚어진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건도 우려된다. 벤처투자 시장은 철저히 전문성을 기반으로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 성과를 낼 수 있는 곳이다. 대충 관리한다고 '유니콘'이 나타나는 게 아니다. 단순히 정부의 주요 정책자금을 운용하는 공공기관이니 '관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면 접근부터 잘못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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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