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Image](https://img.etnews.com/photonews/2109/1446737_20210907150509_397_0001.jpg)
국회가 지난달 말 플랫폼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인앱결제는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에는 매출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구글의 경우 인앱결제 수수료는 매출의 30%에 이른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다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100원을 지출하면 구글이 30원을 수수료로 받고 나머지 70원을 앱 서비스 공급자에게 주는 방식이다.
구글은 그동안 게임 앱 개발사에만 인앱결제 강제 정책을 적용해 왔다. 논란이 커진 건 구글이 웹툰, 음원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에 인앱결제를 의무화하기로 발표하면서부터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저항이 심해지자 최근 게임 외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는 15%만 받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그러나 게임 앱에 부과하던 30%는 변동이 없다. 과연 게임 앱 수수료 30%는 적정한 수준일까.
구글은 인앱결제 수수료의 약 절반이 통신사·신용카드사·전자결제대행사(PG사) 등 결제 파트너에 재배분되고, 나머지로 자사 앱 마켓인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앱 개발사는 간편결제 수수료는 겨우 7%인 상황에서 게임 인앱결제 수수료 30%는 과도하다고 주장한다. 모바일 게임 앱 개발사가 게임을 출시할 때 안드로이드용을 우선 만들어야 하고, 다른 대안도 없기 때문에 사실상 구글은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애플 앱스토어도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게임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쪽에 더 많이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게임 앱에 대해 과도한 수수료를 받고 특정 결제시스템만 사용토록 강제하는 것이 불공정 행위인지 따져봐야 할 일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발표 기관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재무제표를 공개하는 대형 모바일 게임회사 자료로 추정하면 전체 시장은 약 4조9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19년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사가 구글에 지불한 인앱결제 수수료는 매출의 30%인 1조5000억원으로 예측된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19년 모바일게임 매출 점유율을 보면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매출의 43.9%, 상위 10개 업체가 전체 매출의 54.1%를 각각 차지했다. 재무자료가 공개된 모바일 게임 중심 3개 게임사의 재무제표를 기초로 분석해 본 결과 인앱결제 수수료가 종업원 급여 내지 연구개발(R&D)비와 같은 수준이거나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규모의 경제를 누리는 일부 상위 게임업체를 제외하고는 30% 수수료를 감당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모바일게임 평균 수준의 기업에 수수료 부담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와 앞에서 언급한 게임회사의 공개된 재무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국내 모바일게임업체는 623개로 추정된다. 이들 가운데 매출의 중앙값은 5억3000억원, 신입직원 수 1.9명, 경력직원 수 2.4명 정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평균치를 갖는 가상기업은 약 1억6000만원(5억3000만원×30%)의 수수료를 지급할 것이다.
한편 이들 가상기업은 4.3명 종업원에 대해 급여 1억9000만원과 R&D비 5000만원이 각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급여, R&D비, 수수료 비용만으로 3억9000만원이 되는데 이는 매출액 5억3000만원의 73.8%에 해당한다. 이를 볼 때 대다수 모바일 게임 업체가 30% 인앱결제 수수료로 인해 원가경쟁력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게임 외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서 수수료가 15% 적용된다고 한다면 형평성 측면에서도 합당치 않다.
우리나라 게임시장의 미래는 벤처스타트업 게임업체에 달려있다고 할 때 이들의 원가경쟁력 상실은 국내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태롭게 할 것이다. 입법부·행정부 차원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를 방지하고, 미국 앱공정성연대 같은 기관과 국제 연대를 추진하는 등 공정한 앱 시장 생태계를 지키는 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때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벤처창업학회 부회장) smjeon@gach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