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추석 유통가에 비대면 집중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향 방문 대신 선물로 추석 인사를 대신하는 사람이 늘면서 고가 판매 비중이 늘고 있다. 라이브 방송이 주요 판매 채널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은 자사 몰에 무역센터점 추석 선물세트 판매장을 그대로 옮긴 가상현실(VR) 행사장을 선보인다. 고객은 VR 행사장에 접속해 매장 곳곳을 360도로 둘러보고, 실제 선물세트 크기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우·굴비·과일 등 80여종의 선물세트가 마련됐으며, 선택하면 상품 구매 페이지로 즉시 연결된다. 현대백화점은 3차원(3D) 공간스캔 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을 그대로 온라인에 구현했다. 전문업체와 협업해 비접촉 쇼핑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매장을 방문한 것과 동일한 원스톱 쇼핑 환경을 제공한다. 실물을 확인한 후 명절 선물세트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의 요구를 정보기술(IT)로 구현해 냈다.
라이브커머스를 활용한 실시간 선물 세트 판매도 유통가의 주요 판매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대면 판매가 제약된 상황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새로운 선물세트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자체 라이브커머스 채널의 추석선물 판매 방송 횟수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렸다. '백라이브 추석 위크'를 통해 600종이 넘는 선물세트를 판매한다. 한우, 청과 등 라이브 판매 상품 규모만 50억원에 이른다. 명절 시즌 라이브 판매 방송의 회당 평균 매출이 평소보다 60% 이상 높게 나타난 만큼 추석 특수를 적극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명절 선물세트 라이브 방송을 지난해보다 3배 이상 확대했다. 오는 13일에는 쇼핑라이브를 통해 추석 선물용 상품으로만 편성한 원데이 특집 방송도 연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과 국민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며 3분기 실적에 타격이 예상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이번 추석 선물 판매에 주력, 이를 만회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마트에선 지난달 5~26일 진행한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같은 시즌보다 42.2% 뛰었다. 특히 한우 선물세트 등 고가 상품 판매가 늘었다. 현대백화점 추석 선물 세트 예약판매 매출이 31.0% 뛴 가운데 100만원대 한우 선물세트 초도물량은 순식간에 소진됐다. 온라인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선호는 마찬가지다. 사전 판매 매출이 30% 증가한 SSG닷컴의 경우 30만원이 넘는 고가 선물의 매출 신장률은 44%에 달했다. 주요 유통사는 이번 주부터 선물세트 본 판매를 확대 전개, 내수 위축을 극복하고 소비 심리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