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민심 잡은 이재명, '50% 득표율' 승기…추미애·정세균 3·4위 전쟁도 치열

이재명, 충청권 경선 2연승 질주
이낙연 후보와 두 배 가까운 표 차이
상대적 약점 꼽히던 당 장악력도 앞서
12일 '1차 슈퍼위크'서 판가름 날 듯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대세론을 확인했다. 충청권 2곳의 순회경선 누적 54.72% 과반의 득표를 하며 이낙연 후보(28.19%)를 두 배에 가까운 차이로 따돌렸다. 그동안 대선 캐스팅보터로 평가받던 충청지역 승리로, 향후 지역경선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이재명 후보가 단독 선두에 나서면서 2·3위 후보인 이낙연과 정세균 단일화 가능성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결과에 대해 이재명 후보의 기선제압으로 평가한다. 야권은 물론 이재명 캠프에서조차 이낙연 후보와의 박빙의 승부 혹은 근소한 차이를 예상했지만, 큰 차이의 결과가 나오면서 이어질 대구·경북, 강원 지역경선에서도 표 유입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승기를 잡은 이재명 후보는 남은 지역 순회경선을 위해 몸을 낮췄다. 이 후보는 “득표율이나 지지율 연연하기 보다는 저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치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권리당원과 대의원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남은 일정 최선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 경선 승리는 이재명 후보에게 △대세론 확인 △충청 민심 확보 △당원 지지율 확인의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여권 대선 유력주자는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낙연 후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들어서며 이재명 후보가 역전했다. 줄곧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보여왔다. 최근에는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제치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었다. 충청지역 경선 승리는 이를 확인함과 동시에 '민심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충청에서 지지를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낙연, 정세균 후보 대비 상대적으로 당 장악력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았던 이재명 후보가 당심에서도 앞선다는 결과도 시사점이 있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승기'를 잡았다. 충청지역을 시작으로 '밴드왜건'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다른 후보들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지금까지와 다른 전략을 가져오지 않는 이상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후보는 남은 기간 동안 어떻게든 반전 카드를 구해야 한다. 당내 일각에서는 경선 초기 언급됐던 정세균 후보와의 단일화가 다시 거론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충청 경선에서의 격차를 대구·경북, 강원(슈퍼위크)에서 좁히지 못하면 단일화 가능성도 낮아진다.

이재명 캠프는 당심과 민심이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본선 경쟁력으로 압도적 승리를 예상하고, 이낙연 캠프는 당황한 가운데서도 당내 조직력이 반영되는 대의원 투표에 격차가 적었다는 점에 반전의 희망을 보고 있다.

앞으로 남은 포인트는 이재명 후보가 '50%' 득표율을 이어갈 수 있는지다. 누적 50%를 넘게 되면 결선 투표까지 진행되지 않는다. 반면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추격해 결선 투표까지 갈 수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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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정세균·추미애 후보의 3·4위 경쟁이다. 전날 대전·충남에선 정세균 후보가 7.84%로 3위, 추미애 후보가 6.67%로 4위를 기록했다. 반면 이날 세종·충북에선 3·4위 순위가 뒤집혔다. 현재 누적 집계로는 정세균 7.05%, 추미애 6.81%이지만 추후 반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승부 판도는 64만여명의 국민·일반당원 투표 결과가 한꺼번에 공개되는 12일 '1차 슈퍼위크'에서 결정날 전망이다.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슈퍼위크에서도 압승의 결과를 거두면 사실상 본선 직행 티켓을 예약한 셈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충청지역 경선에서 1, 2위 간 차이가 커, 향후 경선에서 이 차이를 줄이지 못하면 결선은 물론 단일화도 필요없어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며 “12일 슈퍼위크 결과에 따라 경선 판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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