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계고에서 청년희망의 불씨를 다시 살리자.

문재인 정부 들어 급감하는 직업계고 취업률 제고를 위해 2019년 1월 발표된 '고졸 취업활성화 방안', '2020년 5월 직업계고 지원 및 취업활성화 방안'에 이어 2021년 7월 '직업계고 취업지원 정책점검 및 보완' 정책이 지속적으로 발표됐다. 2019년 1월 정부가 발표한 2022년 직업계고 60% 취업률 달성이 실현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2017년 말 조기취업형 현장실습 폐지이후 전국 직업계고 취업률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2019년 진학률이 취업률을 역전하게 되고(진학률 42.2%, 취업률 34.8%), 그 다음 해인 2020년 졸업생의 경우 격차는 더 벌어진다(진학률 42.5%, 취업률 27.7%). 더 심각한 것은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미취업자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2019년 25.5%, 2020년 27%).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가 고졸취업자 지원확대였다. 2019년 유은혜 교육부총리의 '고졸취업활성화 방안' 기자회견장에 필자가 2022년 직업계고 취업률 60%달성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던 당사자이기에 더욱 안타깝다.

2021년 경기도내 직업계고 현실은 더욱 우려된다. 2019년 25.2%, 2020년 28.8%, 2021년 2월 졸업생의 경우 1만6133명중 26.1%(4215명)만이 취업이 된 것이다. 도내 109개 직업계고 중 취업률 10% 미만이 33개교, 5%미만이 22개교, 심지어 단 1명도 취업시키지 못한 학교도 무려 7개교나 된다. 또 전국 576개 직업계고 중 109개교를 가지고 있는 경기도는 2021년 신입생전형에서 일반전형까지 52개교 2507명이 미달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경쟁력을 잃어버린 교육청과 특성화고는 학급수 감축-학급당 학생수 감축-학과 통폐합 또 다시 학급수 감축-학급당 학생수 감축의 수순을 밟으며 지속적인 미달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에 의한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이 유사한 학생을 대상으로 특정분야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교육을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특성화고 설립취지에도 크게 벗어나 있다. 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정책결정자의 직업계고 정체성과 결과에 따른 책무성에 대한 인식 부족인 듯하다. 정부에서의 공공·민간의 좋은 고졸 일자리를 발굴하고 취업유지률과 관련하여 취업자(4.1 기준) 대상으로 6개월 뒤부터 3차례조사와 함께, 근로지역 및 사업장 종사자 규모별 유지취업률도 조사하여 실질적인 취업 변화 현황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잘못된 취업현황을 발표하고 취업변화현황을 분석 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이다. 예를 들어 취업률이 10%미만, 0%인데도 그 학교의 존속여부와 대책이 없는, 근본적인 실태 개선을 위한 제대로 된 변화의 노력이 아쉽다. 더욱 걱정스런 일은 기업의 중요성과 기업존중 문화 조성에 대한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 또한 노동 본연의 가치를 찾고 노동에 대한 열정을 불어넣는 노력이 사회뿐만 아니라 교육현장에서도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어 우려가 깊어진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어느 지자체 도지사는 대학진학을 하지 않으면 1000만원 해외 여행비를 지급하자고 하고, 어느 교육감은 직업계고를 일반계고로 전환하자는 정책을 내비친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현 정부 들어 시도교육청에 위임한 중등직업교육정책에 대한 정부정책의 제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중등직업교육 정체성은 특성화고의 설립목적에 맞는 직업계고에서 역량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역량 있는 졸업생을 우수한 기업으로 취업시키는 것이다. 또한 실업자 양산의 대학진학보다는 최고기술자, 기술전수자 창업경영자로 성장하는 특성화고의 성장경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중등직업교육성공을 위해 정부와 교육청은 “직업계고는 취업이 목적이다”라는 정책적 방향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주어야 하고, 학교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도 한 가닥 희망은 일부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에서 경쟁력 강화로 직업계고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는 것이다. 45% 이상의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는 특성화고, 입시에도 취업에도 제구실을 못 하는 마이스터고도 있지만, 우수 기업에 94%의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는 마이스터고, 그리고 전국기능올림픽에서 몇 년째 종합우승을 하고, 최고의 취업률을 유지하는 경상북도교육청의 노력들이 돋보인다. 경쟁력이 확보된 수원 8개 직업계고들은 미달도 없고 취업률뿐만 아니라 취업 후 진학률도 높다. 이 지역의 한 학교 학부모는 자녀 중 3명은 특성화고 졸업 후 우수기업에 재직 중이고, 1명의 자녀도 중3학생으로 특성화고 진학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아직도 직업계고 희망은 살아있다.

대부분의 기업은 직업계고 학생들의 능력을 인정하고 함께 하고자 한다. 특히 4차 혁명시대에 이러한 기업들의 의지와 이에 따른 각종 프로그램들이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중앙 및 지방정부 그리고 시도교육청의 책임 있는 정책과 지원이 절실하다.

교육부와 개발원이 발표하는 진학률과 취업률에 대한 혼선을 불식시킬 필요도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취업률산정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진학률은 진학자수/졸업자수의 기준이고, 취업률은 취업자수/(졸업자수-진학자수-군입대자수) 방식으로 인해 취업률이 부풀려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2020년 경우 취업자수/졸업자수 기준으로는 27.7% 취업률이 교육부 산정방식으로는 50.7% 취업률로 23%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인원이 취업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따라서 취업률도 취업자수/졸업자수 기준으로 하고, 군입대자도 취업자로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업계고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국방부의 군특성화고 사업으로 매년 2,000여명의 임기제부사관을 배출하고 있는 군입대자는 취업자수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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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과 병역, 대학까지도 병행할 수 있는 제도, 직업계고 졸업자 대상으로 중소기업에서 3년만 근무하면 해외유학 자금까지도 제공해주는 등 다양한 국가제도가 준비되어 있다. 기술자와 기술전수자, 창업경영자로 정년이 없는 진로가 펼쳐져 있는 희망의 직업계고! 청년일자리창출의 시작과 끝이다!

직업교육정책연구소장 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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