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가 야권 국회의원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의힘 경선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준석 당대표가 대선 예비후보들과의 충돌에 사과하며 갈등의 불씨를 잠재우는 상황에서, 부동산 전수조사 관련 징계 처분을 놓고 또 한차례 논란이 예상된다.
권익위는 야권 국회의원 대상으로 실시한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국민의힘 12명(13건), 열린민주당 1명(1건)에 대한 법령 위반 의혹소지를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개 정당(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으로 소속 국회의원과 그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의 지난 7년간 부동산 거래내역을 포함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전수조사에서는 12명의 위법 의혹이 발표됐었다.
이번 조사 결과는 경선 시작을 앞둔 국민의힘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5일 경선 예비후보 비전토론회와 26일 경선선거관리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한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 초대 총리를 지냈던 정홍원 전 총리를 선임하며 그 분위기를 한창 고조시키던 상황이다.
특히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대선 후보들과 벌였던 설전에 대해 사과하면서 경선 갈등 봉합에 애쓰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경선을 준비하는 과정에 있었던 모든 분란과 당내 오해가 발생했던 지점에 대해 국민과 당원께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공정한 경선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도부가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동안 이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해 왔다. 민주당의 경우도 투기거래 의혹이 제기된 의원들에게 '탈당 권유'라는 강수를 둔 바 있다. 경선에 임박해 간신히 갈등 국면 해소에 나선 이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 입장에서는 불법 의혹 국회의원 12인에 대한 강도 높은 징계라는 숙제가 떨어진 셈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차원에서는 경선을 준비하고 야권 차원에선 언론중재법 연대 투쟁을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동산 전수조사가 이를 모두 집어삼키는 이슈가 될 수 있다”며 “전수조사 경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당 대표와 대선주자와의 갈등 국면이라도 빠르게 종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