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기반 본사업 추진, LTE-V2X 실증도 동시
LTE-V2X실증은 내년부터 추진
디지털 뉴딜 사업 추진 위해 국토부·과기정통부 협력
통신방식 논쟁으로 중단 위기에 놓였던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 사업이 다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근거리전용통신(DSRC)의 일종인 웨이브 방식의 본사업과 셀룰러 기반의 롱텀에벌루션차량통신기술(LTE-V2X) 실증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16일 관계부처 및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말 C-ITS 사업 계획을 발표한다.
C-ITS 본사업은 올해 초 한국판 디지털 뉴딜 실행계획에 담겨 본격 추진되다가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영전략위원회에 의해 보류된 바 있다. C-ITS 통신 규격 논쟁이 격화되자 내년에 비교·실증을 우선 추진한 이후 사업 모델을 결정해서 투자하라는 것이 기재부 결정의 요지였다. <본지 7월 7일자 1·9면 참조>
이로 인해 C-ITS 본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지만 관계부처가 사업 중단없이 비교·실증을 하자는 데 뜻을 모으면서 다시 힘이 실렸다. 한국판 디지털 뉴딜 사업 추진을 위해 청와대가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C-ITS에 할당된 일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고속도로에서 C-ITS 본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같은 용도의 대역 내 다른 주파수 채널로는 LTE-V2X를 실증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LTE-V2X 실증은 세종-대전 구역 등 기존 C-ITS 시범사업을 했던 지역을 활용한다. 웨이브 기반의 C-ITS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LTE-V2X 통신 장비만 추가 설치해서 실증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시범·실증 지역을 활용하면 비교 데이터를 얻는 데도 수월하다. 두 부처는 올해 안에 실증을 위한 설계를 진행하고 내년부터 LTE-V2X 실증을 본격 시작한다. 내년 안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의 실증 데이터 축적이 목표다.
국토부는 현재 과기정통부로부터 5.855~5.925㎓ 대역의 70㎒를 할당받아 C-ITS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7개 채널을 웨이브와 LTE-V2X용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웨이브에 5개 채널을 사용하고 있으며, 7개 채널을 어떻게 나눌 것이냐에 대해 두 부처가 전문가 자문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수년째 이어져 온 웨이브와 셀룰러 기반의 V2X(C-V2X) 간 논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통안전과 자율주행 지원을 위한 서비스를 최대한 빨리 구현하면서 C-V2X 도입을 위한 실증도 동시에 추진하는 윈-윈 전략이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C-ITS 사업을 두고 어떤 통신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격화됐다. 오랜기간 실증을 통해 상용화된 웨이브 방식으로 우선 적용해야 한다는 진영과 새롭게 등장한 C-V2X를 채택하자는 진영이 대립했다.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국토부와 과기정통부는 2019년부터 공동연구반까지 꾸렸다.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지금까지 이어지다 사업이 중단될 위기까지 갔었다. C-ITS 본사업 일정에 맞춰 준비했던 업계는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성명서를 내면서 반발했다.
국토부와 과기정통부가 '공존' 방식에 합의하면서 관련 발주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와 과기정통부는 실무 방식을 구체화한 후 이달 중 공동으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C-ITS 사업을 중단하지 않고 실증을 진행한 후 채택하자는 큰 틀에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구체적인 사업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 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