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트렌드]비대면 대세...달아오르는 '키오스크'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비대면 소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키오스크'(KIOSK)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키오스크는 '신문·음료 따위를 판매하는 매점'이라는 영어 단어로 정보통신에서는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 단말기를 지칭한다. 대부분 네트워크 기능이 갖춰진 터치스크린 형태로 교통정보, 경로안내, 각종 전화번호와 주소안내 정보 제공, 행정절차나 상품정보, 시설물 이용 방법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주로 했다.

최근에는 매장이나 음식점, 커피숍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에서 주문이나 예약과 같은 결제에 주로 사용된다. 그 배경에는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자영업자 경영난, 비대면 문화 확산이 있다. 내년 최저임금이 9160원으로 확정되면서 사상 첫 9000원대를 돌파했다. 또 비대면 소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종업원이 없는 '무인점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7월 고용 현황'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28만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8만3000명이 감소했지만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는 430만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11만2000명 증가했다. 경제 상황과 더불어 키오스크로 자영업자는 종업원 없이도 혼자 운영이 가능한 것이다. 키오스크 시장은 이전까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삼성전자나 LG전자는 중소기업에 디스플레이 등을 제공하는 등 간접 참여했다. 하지만 최근 키오스크가 점포 운영에 필수 존재로 떠오르면서 완제품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LG 등 대기업의 키오스크 시장 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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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반하다에 설치된 삼성전자 키오스크

삼성전자는 지난 2월 비대면 주문과 결제가 모두 가능한 스마트 주문 솔루션 '삼성 키오스크'를 출시했다. 삼성 키오스크는 식당, 카페, 약국, 편의점, 마트 등에서 상품 선택에서부터 주문, 결제까지 가능한 '올인원'(All-in-one) 제품이다. 고성능 시스템온칩(SoC) 기반으로 별도 PC 없이 콘텐츠 관리와 결제가 가능한 제품으로 카드리더, 영수증 프린터, QRㆍ바코드 스캐너, 근거리무선통신(NFC), 와이파이(Wi-Fi) 등 키오스크에 필요한 필수 기능을 탑재했으며 위생을 강화하기 위해 터치스크린 표면에 99.99% 이상 항균 효과를 내는 특수 코팅을 적용했다.

삼성 키오스크는 리눅스 기반 오픈소스 운용체계(OS)인 타이젠을 탑재했으며 웹 표준 기술(HTML5, JavaScript, CSS)을 지원해 개발자들이 키오스크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다. 다중 계층 보안 솔루션인 삼성 녹스(Knox)를 적용해 해킹 등 외부 위협 요소로부터 하드웨어, 결제 플랫폼, 앱 등을 안전하게 보호한다.

삼성이 키오스크를 내놓자 전국구 프랜차이즈가 응답했다. 전국 934개 가맹점을 갖추고 있는 커피전문 프랜차이즈 '커피에 반하다'가 삼성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지난 4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24시간 스마트 무인 운영카페 '커피에 반하다 스마트 카페' 쇼룸 1호점에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 매장에 순차 공급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키오스크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대표적 기업 중 하나인 LG전자도 비즈니스솔루션(BS) 사업본부를 통해 자체 키오스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이미 키오스크용 디스플레이를 일부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는 만큼 완제품 생산도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올해 안 출시도 점쳐지고 있다. 삼성과 LG전자 등 대기업이 진출하거나 준비 중인 가운데 기존 키오스크 제작 기업도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이에 대응하고 있다.

◇서비스 혁신으로 대응하는 기존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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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주류 무인판매기 도시공유플랫폼 제공

하나시스는 최근 플랫폼 공유경제 기업 도시공유플랫폼과 손잡고 미성년자 주류 구매를 원천 차단하는 인공지능(AI) 주류 무인판매기 '아이스 고'(AISS Go)를 선보였다. 아이스 고는 AI 컴퓨터비전 사물인식 기술과 질량센서 기술이 결합된 시스템으로 주류를 구매하려는 사람이 안면인식과 핸드폰을 통해 성인인증을 완료하면 판매기 문이 열리고, 상품을 선택하고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끝나는 그랩앤고(Grab And Go) 방식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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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설치된 U+알뜰모바일 무인 키오스크 서비스

U+알뜰모바일은 GS25, 홈플러스, 롯데하이마트와 손잡고 비대면 개통과 고객 서비스를 지원하는 터치스크린 방식 무인 키오스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본인 명의 신용카드 인증과 같은 간단한 본인확인만으로 유심 개통이나 선불카드 충전 등 복잡한 통신업무를 스스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 가까운 GS25, 홈플러스, 롯데하이마트에 방문해 키오스크에서 신용카드 인증 및 몇 가지 정보만 입력하면 3분 만에 개통이 끝난다. 키오스크 장점을 살려 외국인, 여행객들에 외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해 선불카드 충전도 보다 수월해진다. 외국인 이용자 범위를 확대를 꾀한 것이다.

개통, 선불 충전뿐만 아니라 요금 조회, 납부 등 각종 고객서비스도 지원한다. 별도 안내원 또는 점원 없이 키오스크가 가입부터 사용까지 가입자의 모든 요구를 커버한다. U+알뜰모바일 관계자는 “비대면 문화의 확산 속에서 소비자의 편리함과 신속성은 물론 안전성까지 고려하여 무인 키오스크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면서 “전국 언제 어디에서나 방문 가능한 GS25, 홈플러스, 롯데 하이마트의 접근성과 비대면으로 서비스 전 과정이 신속하게 진행되는 키오스크의 안전성과 신속성을 결합,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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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프라이버시 보호 AI키오스크

SK텔레콤은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폰 저장 데이터를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삭제하는 '프라이버시 보호 AI키오스크'(안심거래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프라이버시 보호 AI키오스크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로부터 포렌식 불가로 인증받은 '난수랜덤방식'을 사용해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삭제한 후 이에 대한 인증서 발급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고객은 이 서비스를 통해 본인이 사용하던 휴대폰 데이터를 스스로 안전하게 삭제하고 관리할 수 있어 중고거래나 폐기를 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도 없앨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중고폰 거래 솔루션 '민팃'(MINTIT)을 탑재해 데이터 삭제와 단말기 판매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환경도 제공한다. AI와 카메라를 활용한 실시간 감정을 통해 그 자리에서 중고폰 가치를 측정해주며 판매 결정시 대금을 고객 계좌로 바로 입금해주거나 휴대폰 구매·요금 수납 등에 활용하도록 해 고객 편의를 높였다.

◇2022년 글로벌 키오스크 시장 '46억달러'…활용 영역 '무궁무진'

키오스크는 과거 정보만 전달해주던 단말기 수준에서 벗어나 결제는 물론 스마트폰 개통이나 중고폰 판매, 고객관리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 많은 역할을 맡고 영역도 더욱 넓혀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16년까지 25억달러(약 3조3000억원) 수준이었던 키오스크 시장이 2022년 46억달러(약 5조24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와 결제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이 갖춰져야 제대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아 아직 블루오션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기업이 군침을 삼키며 진입하고 있고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날아오르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장이라는 평가다.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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