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메타버스,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메타버스에 쏠린 관심이 올해부터 급격하게 커졌지만 구체적인 정의나 정확한 이해도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2007년 '메타버스 로드맵' 보고서에서 정의한 메타버스에서는 구성 요소로 몰입·아바타·플랫폼을 들었다. 닐 스티븐슨의 공상과학(SF) 소설 '스노 크래시'(Snow Crash)의 '메타버스'는 일종의 가상현실(VR) 기기를 이용한 게임 플랫폼으로, 사용자는 메타버스 속에서 아바타로 활동하게 된다. 이러한 구성 요소 기준으로 메타버스를 정의한다면 '몰입형 VR 등 기기를 이용해 아바타가 또 다른 자아 정체성으로 활동하는 플랫폼'으로 정리할 수 있다.

몰입·아바타·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는 VR 기기나 증강현실(AR) 안경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아직 이들 기술과 생태계는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 여전히 고가인 데다 화소는 부족하고, 콘텐츠 개발에도 비용이 많이 든다. 오랫동안 착용하기도 불편하다. 그럼에도 AR 안경의 활용도는 앞으로 폭증할 것이다. 이 때문에 애플, 페이스북, 삼성전자 등이 AR 안경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VR가 2020년에는 충분히 성숙하지 않을 것이지만 2030년 이전에는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기술 인터넷 뉴스 사이트 퓨처리즘(Futurism)은 한 보고서에서 2038년에 완전한 몰입형 VR 등 기술이 성숙할 것으로 봤다.

메타버스를 앞으로 단·중·장기로 나눠 전망해 보기로 한다. 장기 미래는 몰입형 VR 및 AR 기술이 충분히 성숙하는 2038년으로 했다. 이를 기준으로 단·중·장기 시점을 나눴고, 미래 전망에 따라 메타버스와 관련된 전략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단기 미래는 2024년까지다. 애플 안경 등장 초기인 2022년에는 배터리의 한계, 사용자 경험 부족 등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 애플 안경 2.0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단점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 등에서 경쟁 제품을 출시할 것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 기업 교육, 군사 등 부문에서 이용될 것이다. 이러한 시장 움직임에 맞춰 기업간전자상거래(B2B) 비즈니스 모델, 콘텐츠 개발 전략, 메타버스 생태계 전략 등을 마련해야 한다.

중기 미래는 2024년에서 2030년까지다. 배터리 용량이 개선되고 반도체 구조 등에 혁신이 오면서 활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휴대성이 높아지면서 기업·소비자간전자상거래(B2C)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이다. 일부 디지털 트윈도 시장성이 있을 것이다. 교육·여행을 포함한 서비스, 마케팅 등에서 메타버스 비즈니스 모델이 다양하게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전망 아래에서는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적극 확보하거나 관련 기술 요소를 사전에 확보해야 한다. 산업별 메타버스 니치(Nitche) 플랫폼이 등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 기업은 플랫폼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장기 미래는 2030년부터 2039년까지다. 이 기간에는 맨눈과 비슷한 정도의 해상도와 시야각을 갖춘 VR 기기가 대중화할 것이다. 배터리의 한계도 상당 부분 극복될 것으로 보인다. 사용자는 외모가 자기 얼굴과 같은 아바타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바타 개인인증 제도가 도입돼 신뢰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도 등장할 것이고, 여기서 오프라인과 다름없는 메타버스 상의 회의가 일반화할 것이다. 촉각을 모방하는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메타버스 내에서의 쇼핑이 메가트렌드로 진화할 것이다. 이쯤 되면 비즈니스 모델과 전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경제·회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는 미래정책 관점에서 이를 주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가 본격적으로 도래할 시점은 계속 앞당겨지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주도적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메타버스로의 여행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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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영 에프엔에스컨설팅 미래전략연구소장(한국외대 겸임교수) synsaj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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