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조선(구 STX조선해양)이 장금상선으로부터 대규모 수주 계약을 따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계약은 각각 워크아웃 종료와 흥아해운 인수합병 마무리로 새출발하는 양사 간 상생 협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케이조선에 5만DWT(재화중량톤수) MR(중형) 탱커 6척을 총 2억2200만달러(약 2562억원)에 발주했다. 1척당 427억원 꼴이다. 현재 MR 탱커 1척당 가격이 3500만달러(약 404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소폭 웃돈을 준 셈이다.
장금상선은 추가로 11만5000DWT 아프라막스급 탱커 2척을 케이조선에 발주했다. 여기에는 옵션 2척이 포함됐다. 현재 아프라막스급 탱커 1척당 가격은 4950만달러(약 572억원) 수준이다. 케이조선이 장금상선으로부터 수주한 금액은 약 4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번 케이조선 수주는 회사 정상화 이후 첫 대규모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서 구 STX조선해양은 유암코, 케이에이치아이 컨소시엄에 인수됐고, 지난 27일 채권단으로부터 워크아웃 종료를 통보 받은 전후로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교체한 바 있다. 한국 조선을 대표한다는 의미를 담아 새 출발을 알렸다.
케이조선은 주로 유럽 지역 선사로부터 주력 선종인 아프라막스급 및 LR1 탱커, MR 탱커 등을 집중 수주해 왔다. 이번 한국 선사 대규모 발주는 수주처 다변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발주처인 장금상선이 케이조선과 비슷한 상황에서 상생 협력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장금상선은 케이조선과 마찬가지로 최근 새 출발을 알렸다. 앞서 4월 장금상선은 흥아해운과 경영권이전부 신주인수계약(SPA)을 체결했고, 지난 6월 흥아해운 인수합병(M&A)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양사는 규모도 비슷하다. 장금상선은 국내 3대 중견 해운사 가운데 한 곳이고, 케이조선도 국내 대표 중견 조선사다.
케이조선은 빠르게 경영을 정상화하고 있다.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2월 이후 현재까지 18척을 수주했다. 옵션 4척을 포함하면 총 22척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 목표 18척을 이미 넘어섰다. 이날 기준 총 수주잔량은 26척으로 집계됐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