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한계에 봉착할 때가 있다. 새로운 제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기존 고객층 이외의 신규 고객층 관심이 좀처럼 확산하지 않을 때도 있다. 특히 요즘과 같이 코로나 영향으로 비즈니스 모델 자체마저 크게 변경해야 할 상황이 도래할 때면 더더욱 그렇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지 않은 창업가들이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있다.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은 이종 간의 협력을 뜻하는 영어단어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 이 단어를 사용할 때는 회사 내부뿐 아니라 외부 누군가와 '함께하여 추가적인 시너지'를 얻기 위한 경영 전략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견 늘 함께해 왔던 사람들만으로는 추가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서 대안을 찾고자 하는 시도에서 나온 대안일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 가장 큰 히트상품이라 할 수 있는 '곰표 밀맥주' 역시 컬래버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다. 대한제분이 수제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만든 '곰표 밀맥주'는 올해 주요 맥주 브랜드인 카스, 테라, 하이네켄 등 국산·수입 맥주를 제치고 편의점 CU 맥주 매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정작 경영 현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는 경우는 많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떻게 컬래버를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문 듯하다. 먼저 회사 외부 누군가와 컬래버를 수행할 때 성과를 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협력을 꾀하는 대상자 모두 나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미없는 브랜드, 더 이상 소비자가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제품이 뭉쳤다고 해서 결코 시너지를 내지는 못한다. 따라서 자사의 제품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에서는 외부의 아무리 좋은 파트너와 컬래버를 수행한다 하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컬래버를 통한 시너지 달성 여부는 자사 경쟁력도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해야 한다.

컬래버레이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과거와 동일한 패턴의 컬래버 역시 커다란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소비자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는다. 그런 상황에서 기존에 타사에서 수행한 컬래버와 유사한 컬래버를 기계적으로 수행할 경우 해당 컬래버가 더 이상 새롭지 않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컬래버레이션은 원래 기업이 가지고 있었던 정체성을 희석하지 않는 범위에서 진행해야 한다. 일견 컬래버를 통해서 신선함을 제시하거나 이전과는 달라졌다는 사실을 제시하기 위해 기업의 정체성과 전혀 무관한 대상자와 컬래버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초기에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업이 오랫동안 축척해 왔던 브랜드 가치 또는 기존 고객 충성도를 상실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컬래버레이션에 대한 또 다른 착각 중 하나는 컬래버는 기존에 자리매김한 기업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정작 컬래버로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포함된다. 2021년 DDP 디자인페어에서도 영세소상공인을 비롯해 소규모 디자인 전문회사와 신진 디자이너들 간 컬래버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2021 DDP 디자인페어'는 코로나19로 인한 영세소상공인과 디자인업계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기회의 장이 되기 위한 세부 방법론으로, 소통과 협업을 통한 '컬래버'에 주목했다.

지금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창업자가 있다면, 2021 DDP 디자인페어처럼 우리 주변의 컬래버를 추구하는 기회의 장을 적극 활용해 볼 것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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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