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분기 매출 3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219.5% 증가하며 7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분기 최대 실적에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가 지속되는 데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하반기 시장 전망이 녹록지 않아서다. 현대차는 하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수익성 방어에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분기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38.7% 늘어난 30조3261억원, 영업이익은 219.5% 증가한 1조88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2분기 글로벌 판매는 103만1349대로 46.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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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서울 양재동 본사.

국내 판매는 11.0% 감소한 20만682대를 기록했다. 투싼과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70 등이 인기를 끌었으나 반도체 부족에 따라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해외에서는 73.6% 늘어난 83만667대를 팔았다. 코로나19 기저 효과와 주요 차종 신차 효과가 더해졌다.

매출액은 30조3261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도매 판매 증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 하락 영향을 받았다.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작년 동기 대비 8.2% 하락한 1121원을 기록했다. 매출 원가율은 글로벌 도매 판매 증가와 인센티브 감소 효과로 작년보다 1.9%포인트(P) 낮아진 81.1%를 나타냈다. 매출액 대비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으로 1.6%P 낮아진 12.7%를 기록했다.

수익성도 크게 높아졌다. 영업이익은 1조886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9.5% 급증했다. 현대차 분기 영업이익이 1조8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자동차 산업이 호황을 누렸던 2014년 4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영업이익률은 6.2%를 나타냈다. 현대차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마이너스(-) 1.1%에서 4분기 4.3%, 올해 1분기 6%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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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V70.

현대차는 “2분기 판매 믹스는 인도와 중남미 등 신흥국 판매 회복으로 소폭 악화됐으나, 수익성 중심 판매 전략으로 개선세를 이어갔다”면서 “주요 국가들의 백신 접종률 상승과 각국 정부 경기 부양책 지속 등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 수요가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일부 품목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3분기에도 계속되는 등 정상화까지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신흥국 중심 환율 변동성 확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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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현대차는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와 관련해 2분기를 정점으로 3분기부터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완전한 정상화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 부족 상황이 3분기까지 이어진 뒤 4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

이에 현대차는 △전사 역량을 동원한 추가 물량 확보 추진 △연간 발주를 통한 선제적 재고 확보 △주요 반도체 업체와 파트너십 추진 등으로 하반기 생산을 증대해 상반기 생산 차질을 만회할 계획이다. 대체 소자 발굴과 부품 현지화율 확대, 공급 업체 다변화, 선행 재고 관리 등 선제 노력도 지속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대외적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으나 GV70, 싼타크루즈,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등 주요 신차의 성공적 시장 안착을 통해 수익성과 경쟁력 개선 추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지속해 입지를 강화하면서 환경 규제에도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