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보조금 수혜 외국기업의 현지 진출을 규제하는 법률 제정 추진에 관해 한국 기업 의견을 담은 입장문을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무협은 유럽에 진출한 300여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유럽한국기업연합회 명의 입장문에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보조금 규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는 한국 기업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법률에 포함된 '직권 조사(Ex officio review)'규정이 조사범위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all other market situation)하고 있어 유럽 정부 당국의 자의적 해석으로 권한이 남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U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현지시간) '국내시장을 교란하는 역외 보조금에 관한 규정' 초안을 발표했다. 이달 22일까지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유럽의회와 이사회 최종 승인 및 법안 발효를 계획 중이다.
해당 법률은 외국 기업이 유럽에서 일정규모 이상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공공조달에 참여하려면 사전에 최근 3년간 자국 정부로부터 수혜 받은 보조금 내역을 신고하고 EU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자료를 허위로 제출하거나 미신고 시 매출액의 최고 10%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을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조빛나 무협 브뤼셀지부장은 “EU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해당 법안을 활용해 의도적으로 EU 당국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남용 소지가 있다”면서 “향후 우리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향후 입법 동향에 대한 정보 제공 및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등 적극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